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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대란 사태에 항공 소비자 피해 보상 법제화 탄력 받나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06 16:38

수정 2018.07.06 17:10


항공사별 운송불이행 및 지연 관련 피해구제 현황
(단위:건)
구분 2015 2016 2017
대한항공 22 23 52 97
제주항공 31 33 13 77
아시아나항공 19 25 32 76
진에어 7 15 8 30
티웨이항공 7 11 7 25
이스타항공 1 13 7 21
에어부산 9 5 4 18
에어서울 - - 1 1
96 125 124 345
*피해구제건 많은 순으로 나열
(자료:한국소비자원, 김경진 의원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을 계기로 항공편 결항·지연 등 소비자 피해 보상에 대한 법제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소비자 피해 보상에 대한 규정이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어 항공사들의 안일한 대응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돼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 초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을 개정해 항공운수 관련 보상 기준을 강화했지만 이를 보완해 소관부처가 기준 마련을 의무화하는 개정법이 국회에 제출돼 논의를 앞두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공급 차질로 인한 대규모 지연 운항 사태에 따라 항공운수 피해 관련 보상을 법제화 할 필요가 있다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항공사가 결항·지연 운항이나 항공권 초과판매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공정위의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의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항공사와 소비자 간 분쟁해결을 위한 합의 또는 권고의 기준일 뿐 법적인 강제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따라서 최근 기내식 대란 사태 이후 재발 방지 차원에서 항공사들의 지연·결항 운항에 따른 피해 보상 강화뿐만아나라 항공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위해선 소비자 피해 구제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국내 항공사의 운항 지연건수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합해 16만5598건, 결항은 3164건에 달한다. 반면 한국소비자원에 최근 3년간 접수된 항공사 피해 구제건은 총 343건이었고, 이 가운데 배상·환급·교환 등 소비자 피해보상은 전체 접수 가운데 23% 수준인 79건에 그쳤다.

공정위의 권고지침인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이 법적 강제력이 없어 일부만 구제 받고, 대다수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실질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공정위가 지난 2월 항공 운수 관련 분쟁 해결기준 개정안을 통해 국제선의 경우 항공사 배상 범위를 기존보다 1.5~2배 가량 늘리고, 항공사에게 입증 책임을 갖도록 강화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항공업계에선 소비자 피해 보상액 증가로 인해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김경진 의원은 지난 5월 항공운수 피해에 대한 소비자 보상의 법적 근거를 담은 항공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항공사 등급별 기준에 따라 피해자 보호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국토부 장관이 기준별 피해 보상안 마련·고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항공사들의 지연·결항 운항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 구제 방안의 활성화는 필요하지만 법적 근거를 마련할 정도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피해 기준을 제한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항공대 황호원 교수는 "항공운수 피해 보상 관련 규정의 법제화는 '양날의 칼'"이라며 "일정 조건에 해당하면 보상금을 받는 편리함이 있어 수혜의 폭은 넓어지지만 기준에 한정된다는 약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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