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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당해도 피해는 이용자 고스란히…암호화폐 거래소의 불공정 약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4 10:21

수정 2018.07.24 10:21

'회사는 제3자에 의한 불법적인 회사 서버 접속행위로 인해 발생하는 회원의 손해에 대해서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A 암호화폐 거래소 약관)
'회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회원의 동의 없이 회원이 보유하고 있는 KRW 포인트를 이용하지 아니합니다.'(B 암호화폐 거래소 약관)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거래소들의 불공정한 이용약관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부 해킹 공격으로 인한 이용자 손해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명시하는 등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이용자에게만 돌리는 조항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사용하고 있는 KRW 포인트 제도도 손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해킹 사고난 코인레일, 자체코인 발행해 보상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해킹 사고가 발생했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두가지 피해보상안을 발표했다. 첫번째는 코인레일이 직접 암호화폐를 매입해서 피해를 보상하는 방안이다. 회사 측은 서비스 운영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면 이를 통해 암호화폐를 매입해서 피해를 보상하겠다고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해킹 피해 관련 이용자 보상 방안을 공지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이 해킹 피해 관련 이용자 보상 방안을 공지했다.
또다른 한가지 방법은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 피해를 보상하는 방법이다. '레일'이라는 코인을 발행해서 이를 피해 금액에 따라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레일은 코인레일 거래소에서만 활용되는 코인이다. 기존에 있던 코인도 아니고 이번에 새로 발행되는 코인이다. 그러면서 코인레일이 스스로 1레일은 0.72원에 해당하는 가치를 지닌다고 규정했다. 이더리움 플랫폼에서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코인에 자신들이 스스로 정한 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암호화폐 커뮤니티 등지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어이없는 사례'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레일을 바로 원화로는 바꿀수는 없다. 덴트나 위토큰, 메디엑스와 같은 다른 코인으로 바꾼 뒤 원화로 바꿔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이용약관부터 손봐야"
이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보상안이 제시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이용약관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일부 거래소들이 해킹 등 외부의 공격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 거래소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약관에 담아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또 전문가들은 거래소들이 이용하고 있는 KRW 포인트 제도도 투명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용자들이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 현금을 입금하면 1대1 비율로 KRW 포인트가 이용자들의 거래소지갑에 충전된다. 1만원을 입금하면 1만 KRW포인트가 충전되는 식이다. 이용자들은 이 KRW 포인트로 암호화폐 거래를 하면서 수익을 낸다. 이후 다시 이용자가 보유한 KRW 포인트를 출금요청하면 1대1 비율로 현금이 이용자 계좌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별로 문제될 것 없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금된 돈을 거래소가 마음대로 유용해도 괜찮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거래소들의 이용약관에도 이용자의 KRW 포인트를 회사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만 담겨있고 입금한 돈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은 없다.

예컨대 이용자가 입금한 돈을 거래소가 다른 암호화페에 투자하는 등 마음대로 유용하더라도, 고객의 출금요청이 있을때 제대로 출금만 해줄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곳들의 이용약관만 살펴봐도 이런 불공정한 약관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며 "거래소들이 정말 블록체인 생태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이용자들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약관부터 투명하게 손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