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개편]보험료 인상은 불가피.. 인상 시기는 의견 갈려
저출산 고령화로 빨라진 국민연금 고갈시계를 늦추기 위한 개선 논의의 밑그림이 나왔다. 핵심은 '보험료율 인상'이다. 40%까지 낮아지는 소득대체율을 45%로 유지하되 보험료를 11%로 올리거나, 10년간 단계적으로 13.5%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방법은 다르지만 국민연금이 '용돈연금'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실질적 노후소득 보장 제도가 되기 위해 보험료 상승은 불가피하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아울러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을 통해 다층적 노후 소득 보장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
17일 국민연금 자문위원회인 재정계산위원회가 내놓은 방안은 보험료 인상을 통해 '용돈연금'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득 대체율을 45%로 올리는 방안과 40%로 유지하는 두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2018년 현재 소득 대체율은 45%다. 오는 2028년 단계적으로 40%까지 낮아지는 소득대체율 인하를 중단하는 대신 2019년부터 보험료를 9%에서 11%로 2%포인트 올리자고 제안했다.
소득 대체율 인상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소득대체율은 생애 평균 소득 대비 노후 국민연금 수령액을 의미한다. 소득대체율이 50%라는 것은 월평균 100만원을 버는 가입자가 향후 국민연금으로 50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위한 중장기 방안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국민연금만으로 노후 생계를 잇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새로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 중 월소득이 218만원인 평균소득자가 30년 보험료를 냈을때 수급액은 월 67만원에 불과하다.
위원회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후세대 연금급여액은 이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번째 안은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재정안정화에 초점을 뒀다. 1단계로 소득대체율이 2088년까지 40%로 낮아지는 현 제도를 유지하되 보험료를 단계적으로 최대 13.5%까지 인상하자는것이다. 2단계로는 2030년 이후 보험료율을 높이지 않은대신 2033년 65세인 연금수급 개시연령을 2043년까지 67세로 상향 조정하고, 소득대체율에 '기대여명계수'를 적용해 연령이 많으면 연금급여액을 깎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렇게 했는데도 재정이 안정되지 않으면 보험료 인상도 다시 고려한다는 방안이다.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장은 "이 안은 다층연금에 바탕을 두고 있다. 향후 기초연금과 퇴직연금이 발전하면 국민연금이 노후소득보장의 모든 짐을 질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소득대체율을 40%로 두고 지출조정에 신경을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전문가는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될 때 소득대체율은 가입기간 40년 꼬박 보험료를 내면 70%를 받도록 설계됐다. 이후 20년간 9%로 묶여있는 보험료는 국민연금을 용돈연금으로 전락시킨 원인 중 하나"라며 "연금 삭감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급보증 명문화는 제안 안해
위원회는 논란이 됐던 국민연금 지급을 보장한다는 내용은 법에 명문화하지는 않기로 했다. 최근 '오래 내고 늦게 받는' 연금 개편안이 거론되면서 국민연금도 공무원, 군인연금처럼 국가가 지급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원장은 "위원회 내부에서도 지급보장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국가가 연금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한 변화는 없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인식 때문에 세대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로 현행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근혁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위원들이 최악에는 이렇게 해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에 불과했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최소가입기간을 현재 10년에서 5년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현재 10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수급연령이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을 감액했던 제도는 당분간 현재 제도를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출산과 군복무에 대한 보험료 지원을 확대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행위에 대한 보상은 강화하기로 했다. 출산크레딧(2명 이상의 자녀를 출산하거나 입양한 가입자의 연금 가입 기간을 늘려주는 것)을 개선해 첫째 자녀부터 12개월씩 출산크레딧을 부여하자고 했다. 지금은 둘째 자녀부터 부모에게 가입기간을 얹어주고 있다. 군복무크레딧도 현재 6개월만 부여하고 있지만 앞으로 전체 복무기간을 인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혼 때 배우자의 노령연금을 나눠 가질 수 있는 분할연금 수령 자격은 최저 혼인기간 5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도록 하고, 유족연금의 급여 수준을 높이고자 가입기간에 따라 40∼60%로 달랐던 유족연금 지급률을 일괄적으로 60%로 정하는 방안도 나왔다.
한편, 정부는 17일 공청회를 마치고 9월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을 상정하고 같은 달 운영안에 대한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10월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목표다.
[email protected] 이보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