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법조인]

임화선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 "불륜 SNS도 이혼소송 증거로 가능"

위자료 청구소송 증가추세..스마트폰 증거제출도 늘어


좋은 배우자를 찾기도 어렵지만 백년가약을 지키기란 더욱 어렵다. 하루에만 수백 쌍의 부부들이 결혼생활을 끝내기 위해 법원을 찾는다. '성격이 차이로', '배우자가 바람을 펴서', '돈 때문에' 이혼 사유도 저마다 제각각이다. 최근에는 법제도와 가치관이 바뀌면서 이혼 소송의 풍경도 달라졌다.

법무법인 동인에서 이혼 사건을 맡고 있는 임화선 변호사(41·사법연수원 34기·사진)는 "간통제가 폐지된 후 상간자(相姦者)를 대상으로 한 위자료 청구 소송이 굉장히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배우자와 간통한 상대방에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돼 정신적 피해를 위자료로 대신 배상받는 것이다. 임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되면 상간자의 가족이나 직장에 불륜사실이 알려질 수 있어 배우자와의 관계를 끊게 하는 압박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자료 액수는 1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비교적 크지 않지만 이혼을 하지 않더라도 상간자를 상대로 소송 제기가 가능한 데다 판결 후에도 만남을 지속하면 다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단 소송의 소멸시효는 배우자의 불륜을 인지한 시점부터 3년 이내, 불륜 시점부터 10년까지다.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사진이나 문자메시지 등 뿐만 아니라 모바일 메신저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 등 자료들도 핵심 증거로 쓰이는 게 최근 이혼 및 위자료 소송의 특징 중 하나다. 임 변호사는 "불륜이 의심되는 배우자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카페에서 함께 차를 마신 사람의 얼굴에 하트 이모티콘이 표시된 사진이 올라왔다면 증거가 될 수 있다"며 "현장에 없었다고 발뺌을 하더라도 차량등록번호 등 사실조회를 통해 덜미가 잡히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도청이나, 해킹, 공갈 협박 등 무리한 행위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증거능력도 인정받을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 변호사는 "예전과 달리 의뢰인들이 스마트폰을 증거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며 "삭제한 파일이나 사진을 복구해 증거로 제출하기도 한다. 심지어 남편이 망가뜨린 휴대폰을 사설업체에 디지털 포렌식을 맡겨 복구해 온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는 해외에서 '현지처(現地妻)'를 둔 남편 측을 상대로 한 이혼 소송을 꼽았다. 임 변호사는 "서로 이혼의사의 합치가 있는 상태에서 오직 재산분할만 다투면되는 사건이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남편은 당시 한국에서 사업으로 큰 돈을 번 아내에게 재산 절반을 요구했다"며 "그러면서도 남편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해외 재산을 절대 공개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문서제출명령 등 다양한 증거신청을 통해 남편 측을 압박했으나 소용없었다.
법원에서도 이 점을 괘씸하게 생각한듯 남편에 대해 통상의 경우보다 아주 적은 재산형성의 기여도를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혼 소송은 다른 민·형사상 소송과는 달리 변호사의 정서적 역할이 중요하다. 임 변호사는 "부부 관계를 들여다보는 일인 만큼 섬세함과 감정적으로 어루만져주는 교감도 필요하다"며 "재판에 임할 때도 의뢰인의 편에 서서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공격하기 보다 상대의 감정도 이해하고, 중간자적 입장에서 조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