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호사 공익활동 의무화 폐지 헌법소원 추진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세계 한국만 있는 악법” 이율 변호사 청구인 모집
‘돈만 벌면 되겠냐’ 반론도

변호사 공익활동 의무화 폐지 헌법소원 추진

변호사들에게 의무적으로 공익활동을 강제하는 제도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가 업계에서 들끓고 있다. 양심과 직업의 자유에 반한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변호사는 이를 규정한 변호사법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를 지낸 이율 변호사(사법연수원 25기·사진)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전문직 종사자 그 누구에게도 공익활동을 법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오로지 대한민국 변호사법에만 있는 대표적인 악법"이라며 입장을 표명한 글을 올렸다.

■변호사들, 공익활동 폐지 글에 호응

이 변호사는 공익활동 의무를 규정한 변호사법 27조 1항과 관련해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공동 청구인을 모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낼 계획이다. 현재 공동 청구인은 40명을 넘어섰으며,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공익활동은 변호사들이 결코 포기하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매우 소중한 임무임은 분명하지만 공익활동을 법적으로 강제하고, 어길 경우 징계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세계 어디에도 변호사에게 공익활동을 법적으로 강제하는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변호사 공익활동 법적 의무 제도는 도입을 논의할 때부터 위헌 시비에 휘말렸다"며 "법률로 공익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행동의 자유를 침해한다. 오로지 변호사에게만 공익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공익활동 의무 미이행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의 균형성과 비례의 원칙에 반한다"며 "법률에서 공익활동 의무를 규정하면서 모든 규율 내용을 변호사 단체에 위임한 것은 '포괄위임 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업계는 이 전 공보이사의 주장에 대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직업 특성상 바쁜 와중에 공익활동을 한다는 게 쉽지 않고, 이를 어길시 징계를 준다는 것이 양심적 자유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시대착오적 발상"vs"돈만 벌면 되겠냐"

변호사법 27조 1항은 변호사는 '연간 일정 시간 이상 공익활동에 종사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변협은 이를 근거로 연간 봉사활동 20시간을 할당량으로 주며, 어기는 경우에 징계를 내리고 있다.

로스쿨 출신인 A변호사는 "예전에 변호사 자격증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권리를 누리던 변호사들에게는 그들이 누리는 것에 상응하는 공익활동을 요구할 당위가 존재했지만 요즘은 청년 변호사들에게 생존이 문제 되는 시대"라며 "공익활동을 강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조계 일각에선 공익의 대변자인 변호사들이 공익활동 법제화를 반대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료법률 서비스 약화를 불러와 더 많은 법률사각지대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변호사도 법조3륜(판사·검사·변호사)인 만큼 사회에 일조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시대가 이기적으로 흘러간다고 해서 법조인까지 공익활동을 하지 않고 돈만 벌면 되겠느냐"고 반박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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