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제약

정부 '메르스 확산 방지 총력"vs의사협회 "정부 검역 관리 실패"

송주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왼쪽)이 10일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왼쪽)이 10일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메르스 확진환자 A씨(61)와 밀접하게 접촉한 '밀접접촉자'는 물론 '일상접촉자'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민·관합동기구' 운영..메르스 확산 방지 총력
10일 행정안전부는 전국 17개 시·도 부단체장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영상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통해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민간 의사와 약사가 참여하는 '민·관합동기구'를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민·관합동기구'는 개별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지자체에 거주하는 메르스 감염자 '일상접촉자'를 집중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지자체별로 일상접촉자를 전담하는 요원을 지정해 매일 전화로 증상 발현여부를 확인한다. 메르스 증상이 발현한 뒤 대처하는 수동적 대응이 아닌 선제적으로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는 능동감시체계를 구동하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메르스 확진환자 A씨와 접촉 기간이 길었던 '밀접접촉자'가 거주 중인 지자체에서는 환자와 보건소·재난부서·경찰을 1 대 1로 매칭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지자체별 메르스 밀접접촉자는 서울 10명, 인천 7명, 경기 2명, 부산·광주 각 1명 등 21명이 있다. 이들은 승무원 3명,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4명, 검역관 1명, 출입국심사관 1명, 탑승객(확진자 좌석 앞뒤 3열) 9명, 가족 1명, 택시 기사 1명, 휠체어 이동 도우미 1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초 메르스 밀접접촉자를 22명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A씨와 같은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했던 B씨가 실제로는 이코노믹석을 이용한 것으로 조회되면서 밀접접촉자 수를 21명으로 수정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서울시·경기도 등 지자체도 대응 태세 마련 고심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자체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개별적 대응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감염 질환 확산 방지는 실제 환자가 거주하는 생활 지역별 대응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메르스 확진환자 A씨가 거주하는 서울시는 메르스 일상접촉자 172명에 대한 1 대 1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일상접촉자는 메르스 확진환자와 2m 이내에서 접촉한 '밀접접촉자'보다 감염 가능성은 낮지만 집중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다.

서울시는 A씨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탑승객 등 일상접촉자 총 439명 중 서울시 거주자를 172명으로 파악하고 있다.현재까지 격리 조처된 밀접접촉자 21명 중 서울시 거주자는 10명이다.

서울시는 당분간 메르스 차단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메르스 관련 정보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해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도 차단할 계획이다.

김의승 서울시 대변인은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메르스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메르스 관련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초기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다. 관련 정보를 수시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긴급 재해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현재까지 메르스 환자와 접촉한 경기도민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서울을 비롯한 주변 지역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경기도재해대책본부는 감염병 대응 매뉴얼에 따라 보건복지국과 관련 부서가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경기도는 교육청 차원의 종합 대책반도 가동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안전지원국장을 상황실장으로 삼고 체육건강교육과장을 총괄반장으로 구성해 대책본부를 운영한다. 각급 학교와 개별 가정에도 메르스 관련 대응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학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응 매뉴얼을 안내하고 보고 체제 정보도 제공한다.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와 경기도교육청은 유기적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비상연락체계를 가동해 감염병 감시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의사협회, 메르스 확진환자 입국은 '검역 관리 실패'
하지만 정부의 메르스 대응책이 부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년 전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를 겪었음에도 메르스 환자가 버젓이 입국절차를 통과했다는 비판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메르스 확진환자의 입국 과정을 놓고 '해외 유입 감염병에 대한 검역 관리 실패'라고 지적했다.

A씨가 쿠에이트 출장에서 입국할 당시 휠체어를 요청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공항 검역단계에서 별다른 제지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환자가 설사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말했고 고막체온계 측정 결과 체온이 36.3도로 정상이어서 통과시켰다"고 해명한 바 있다. A씨는 인천국제공항 입국 후 스스로 택시를 타고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메르스 확진과 격리가 검역과 같은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의료기관에서 이뤄졌다는 점과 환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는 것은 검역 관리의 실패"라며 "발열 및 호흡기 증상이 없는 예외적 경우라도 중동 방문력, 복통과 설사, 오염지역 의료기관을 방문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살펴봤다면 검역단계에서 의료기관 이송 및 동선 최소화, 보호구 착용 등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송주용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