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재권 교류, 남북 경제협력의 발판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는 역사적인 순간을 TV를 통해 숨죽이며 보았다.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의 남과 북의 관계가 급변하기 시작하였다. 지난달엔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으며, 동계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에서 남북 단일팀이 결성되기도 하며 종전(終戰), 더 나아가 통일(統一)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힘입어 정부와 기업들은 성공적인 남북 경제협력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남북한 경제적인 협력을 통한 시너지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나, 75년의 분단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벌어진 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차이에 따른 마찰도 예상된다.

남북한의 경제 교류에 따른 마찰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각종 법제도가 정비되어야 하고, 특히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식재산권 문제는 꼭 논의되어야 하고 준비되어야 한다. 지식재산권은 기업이 연구한 결과에 대해 보호하기 위한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을 자산으로서 관리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은 속지주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각 나라별로 특허권, 상표권 등을 취득해야 그 나라에서 보호가 된다.

그러나, 현재까지 남북한 사이의 지식재산권의 교류가 단절된 상황으로, 남한의 기업이나 개인이 직접 북한에 상표나 특허를 출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PCT(Patent Cooperation Treaty)나 마드리드 의정서에 따른 국제제도를 이용하여 우회하여 출원을 하더라도 등록을 거절하고 있어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는 개인이나 기업은 북한에서 지식재산권을 취득할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북한에 중국이나 다른 나라의 브로커들이 한국의 유명상표를 등록하여 선점할 우려가 있어 이후 국내 기업에 북한에 진출하게 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또한 남한의 훌륭한 기술과 디자인이 출원 시기를 놓쳐서 북한에서 특허권, 디자인권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남한에서는 보호되는 향후 20년간 북한에서는 모방제품이 범람하게 될 수 있다.

북한에서는 특허권 이외에 발명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남한에서는 특허청이 지식재산권을 총괄하고 있는데 북한에서는 발명총국 발명심의처와 국가품질감독국 상표 및 공업도안처에서 특허, 상표, 디자인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남북한 간에는 앞으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제도적인 차이뿐만 아니라, 기존에 등록된 지식재산권의 권리범위를 남북 전역에 미치게 할지 아니면 각각 개별적으로 인정할지, 또한 남북 권리 간에 저촉되는 경우 어떻게 처리할지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분단되었다 통일된 독일은 통일 이전에는 상호인정방식을 통해 동서독이 서로의 지식재산권을 정상적으로 보호하였고, 통일 직전에 동독의 법을 서독에 맞춰 개정함으로써 제도의 통일화를 시도하였으며, 통일 이후에는 상호확장방식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하나의 제도로 보호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유럽의 국가들은 서로 다른 각국의 절차를 통일화 하여 유럽특허청에서 심사를 통해 각국에 출원을 하여 각각 심사를 받아야 하는 절차적인 문제를 통일하고 특허권은 국가별로 등록하여 국가별로 인정한다.
그리고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하나의 상표제도, 하나의 디자인제도를 별도의 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직 북한의 발명총국 발명심의처나 북한 변리사와 직접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북한의 지식재산권법이나 지식재산권 현황에 대해서는 정보와 조사가 미흡하여 남북 지식재산권 협력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면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비로소 지식재산권에 대해 논의가 시작되면 늦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미리 진행되어야 한다.

류혜미 명예기자(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