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이사람]

펀드 회계처리 분야 베테랑 강찬희 KB자산운용 이사 "펀드영역 확장… 회계 중요성 더 커져"

모든 업무에는 '장인'이 존재한다. 자산운용업계도 마찬가지다. 펀드의 회계처리 업무를 20년 가까이 해오고 있는 강찬희 KB자산운용 이사(사진)는 운용업계의 '베테랑'으로 꼽힌다.

최근 그의 업무는 더욱 바빠졌다. 국내외 유가증권은 물론 해외 부동산 및 인프라 등 다양하고 복잡한 상품에 투자하는 펀드 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의 대체투자부문은 해외 부동산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투자처를 넓히면서 올해만 수탁액이 1조5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현재 대체부문 운용자산은 9조9200억원까지 늘어나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 이사는 "운용지원팀장으로 펀드에서 매일 투자하는 모든 금융상품의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관련 시스템에 반영하고, 회계처리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즉, 펀드 회계구조의 핵심인 기준가를 산출하는 등의 대부분의 펀드 회계는 그의 손을 거치는 셈이다.

혹자는 펀드회계를 담당하는 업무가 간혹 '억울한 일'이라고 하기도 한다. 펀드의 높은 성과에 대한 영광은 오로지 펀드매니저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강 이사가 묵묵히 그의 일을 하는 데는 펀드 업무의 '후방 업무'로서의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펀드회계 업무를 "후선 업무관리"라며 "펀드 거래대금 결제가 잘 되는지 확인하고 거래 내역들을 회계시스템에 옮기는 일들이 모두 '후선' 업무로 중요한 일이다. '리스크' 관리 와도 맞닿아 있어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업력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났다. 지난 2015년 금융투자업계는 중국펀드 관련 세제 이슈로 한바탕 발칵 뒤집혔다. 업계 전체적으로 과거부터 투자해오던 중국펀드에 대해 중국 과세당국이 그동안 부과하지 않던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소급해 과세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업계는 펀드별로 세금을 적립하지 않아서 자칫하면 펀드별로 수억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금융투자협회와 대형 운용사가 공동 대응했고, 그 중심에 강 이사가 있었다. 그는 "1년에 걸쳐 중국의 조세제도와 조세조약, 국내 과세당국으로부터 외국납부세액환급을 받아내는 문제 등 많은 부분을 회계법인과 같이 검토해 마침내 성공적으로 관련 문제를 해결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다른 많은 운용사에도 좋은 솔루션을 제공했고, 강 이사는 펀드업계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입사한 그는 2004년도 업계 최초로 부동산펀드 회계처리시스템, 2005년 해외투자펀드 회계처리시스템을 잇따라 개발했다. 현재 투자자들이 부동산펀드와 해외주식펀드를 매매할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셈이다.

강 이사는 업계 전반적으로 후선 업무에 대한 인력 양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펀드 회계업무 인력 양성이 중요한 것을 업계 전반적으로 간과하고 있다. 후선 업무가 약해지면 펀드의 수익률 악화나 리스크 사고가 터질 수 있다"며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대체투자 등 펀드의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펀드 회계업무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그는 "표준화되고 투명성이 강화된 펀드회계 실무지침을 많은 후배들과 같이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