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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물에 잠긴 반구대암각화… 보존대책 오리무중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7:14

수정 2018.10.09 17:14

2년 전인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가 영향으로 물에 잠긴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의 모습.
2년 전인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가 영향으로 물에 잠긴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의 모습.

【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 사연댐 상류에 위치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암각화가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또 다시 물에 잠겼다. 태풍 '차바'에 이어 2년 만이다.

완전히 수면 위로 올라와 다시 숨을 쉬기까지는 1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침수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보존대책 마련은 제자리걸음이다. 해법의 실마리가 되는 울산시의 식수 확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실정이다.

■ 2년 만에 또 침수된 반구대암각화

울산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울산을 관통하면서 지난 6일 오전 반구대암각화의 상류지역인 울주군 두서면에는 154.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전날 내린 비까지 합쳐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어서자 반구대암각화는 서서히 잠기기 시작해 오후 6시께는 바위그림이 조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전 침수됐다. 2년 전인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가 울산을 강타했을 때와 같았다. 태풍이 물러가고 다음날인 7일 사연댐의 수위 측정 결과 57.53m 기록했다. 사연댐의 만수위는 60m로 53m를 넘어서면 반구대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시작해 57m에 이르면 완전히 잠긴다. 9일 현재 사염댐 수위는 57m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시와 수자원공사는 암각화가 물 위로 드러날 수 있는 52m까지 수위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취수탑을 이용,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용도로 1일 30만~39만t의 물을 빼내고 있다. 사연댐은 수문이 없기 때문에 취수만이 수위를 낮출 수 있다. 이 때문에 태풍 '차바' 때 암각화의 침수는 두 달 가까이 계속됐다.

■ 보존대책 마련은 공회전 중

침수를 막을 근본적인 해결책은 식수댐인 사연댐을 폐기할 수 있을 정도로 울산시가 타 지역에서 깨끗한 식수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울산시는 식수 확보와 암각화 침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생태제방 축조뿐이라며 문화재청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러다 지난 7월 송철호 울산시장이 취임하면서 생태제방안을 철회하고 대신 경북 청도군 운문댐 등에서 식수를 끌어오는 방법으로 선회했다. 생태제방이 암각화 주변 생태계와 자연지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걸림돌이 된다는 문화재청의 입장을 적극 반영한 셈이다.

하지만 울산시의 기대와는 달리 식수확보는 오히려 장기화 우려를 낳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8월 말 개최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 관련 갈등관리 실무 협의회'는 각 기관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고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문화재청은 또 다시 반구대암각화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당장이라도 사연댐에 위해 수문을 설치하거나 만수위 자체를 52m로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울산시는 타 지자체가 식수를 양보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환경부 등 주무부처가 혐조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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