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행정·지자체

고용부, 일자리자금 예산 집행 ‘국회 패싱’ 논란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회 심의 전 예비비 집행 야 "예산문란 행위" 비판
고용부 "법 근거로 처리"

고용노동부가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국회 심의가 이뤄지 전에 100억원이 넘는 예비비를 미리 당겨 집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에서 일자리 안정자금 편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자리자금 집행용 전산시스템 개발·구축 예산을 미리 사용한 것에 야당은 강력 반발했다. 이에 고용부는 국가재정법상 국무회의 의결 이후, 고용정책기본법을 근거로 일부 집행했다고 맞섰다.

3조원 규모의 일자리안정자금 집행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대립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예산 정국을 앞두고 여야간 치열한 신경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무시 논란..소소위로 넘어가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법적근거가 2017년 12월28일 마련됐으나 2018년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사업이 확정되기 전 고용부는 2017년 9월25일에 해당 사업 전산시스템 개발 구축비용 101억원을 예비비로 배정했다. 해당 사업에 배정됐던 예비비 중 71억원은 집행하고 29억원은 이월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사업은 법적근거가 미약하고 사업시행이 확정되기 전에 예비비를 편성해 사업을 추진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예결위 결산심사소위에서 이러한 문제를 놓고 야당 의원들과 고용부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해당 이슈는 예결위 소소위로 넘겨 다시 다뤄지게 됐다.

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고용부는 지금 청와대가 고용률 향상 때문에 막 밀어붙이는 것을 허겁지겁 따라가기 바쁘다"며 "실적은 거의 없고 법에도 저촉되는 일들을 마구잡이로 추진하고 시정 받아야 되고 징계 받아야 될 게 있다"고 비판했다.

시행규칙도 만들지 않고 확정되지 않은 사업에 대한 위탁계약을 한 뒤, 해당 사업이 완료되지 않자 추가로 연기하는 등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관련 시행규칙은 2017년 12월28일에 만들지만 근로복지공단과의 위탁계약은 그보다 앞선 9월26일에 이뤄졌다. 위탁계약 기간은 그해 12월31일까지 였으나 계약 만료 전 같은달 4일께 2018년 7월3일로 계약이 연장됐다.

■"예산문란 행위" vs. "법대로 처리"

고용부의 이같은 예산 집행을 놓고 야당은 "예산문란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고 고용부는 "일자리안정자금의 집행근거는 고용정책 기본법이었다"고 반박했다.

논란이 지속되면서 이번 결산심사소위에서 매듭짓지 못한채 소소위로 이어지면서 갈등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내년 예산에도 일자리안정자금이 3조원에 육박한 규모로 편성돼 연말 예산정국에서 정쟁 화약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고용부의 올해 관련 예산집행 실태는 여야간 정쟁만 촉진시킬 수 있다.

장제원 의원은 "되지도 않은 것을 무조건 해서 계약하고, 시행규칙을 만들기도 전에 근로복지공단하고 계약부터 한다"며 "시행규칙을 만들어야 계약을 할게 아닌가. 이게 예산 문란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고용부는 예산 범위 내에서 기업의 고용 유지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고용정책기본법을 근거로 예산을 먼저 집행했다고 맞섰다.

시행규칙은 신청 절차 등 사업 집행을 위한 일부분일 뿐, 일자리안정자금 시행에 대한 근거는 고용정책기본법이기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예산 집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email protected] 김학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