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큰애기 야시장, 소떡소떡·철판 스테이크… 14개 맛집이 ‘참 맛’ 보여줍니더
[전통시장과 함께하는 재래夜 놀자] 울산큰애기 야시장
【 울산=최수상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에 찾은 울산 야시장은 제법 한기를 느낄 정도로 쌀쌀했지만 시장안 풍경은 열정이 넘쳤다. 검은색 양 갈래 머리에 붉은 색 원피스를 입고 새침하거나 또는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여성에 눈길이 쏠린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인 애기씨(김태리 분)만큼이나 앳되어 보이는 20대의 이 여성의 닉네임은 울산이 고향인 '울산큰애기'이다. 이 애기씨의 이름이 붙은 '울산큰애기 야시장'은 울산을 찾은 여행객과 외국인관광객이 꼭 다녀간다는 이른바 '핫 플레이스'로 유명하다.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
울산지역 최초로 행정자치부가 지정한 공식 야시장인 울산큰애기 야시장은 2016년 11월 11월 개장했다. 전통시장(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전국 곳곳에서 '야시장'이 생겨나자 울산큰애기 야시장도 이에 편승해 만들어졌다. 2년 전 개장 당시 첫날 35개 식품 판매대는 1만여 명의 손님이 몰려 하루만에 4500여만원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
관리 주체인 울산 중구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도약을 위한 변화에 나섰다. 이듬해 봄에는 신메뉴 개발과 새로운 운영자를 선발하기 위한 품평회를 열었다. 때문에 개장 1년 만에 260만여 명이 다녀가고 24억 원의 매출을 올려 원도심의 상권 활성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입맛은 냉정한 것. 인기 메뉴와 비인기 메뉴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지금은 14개 판매대, '알짜배기'만 남았다.
엄선된 요리만 생존 전쟁에서 살아남아 있다 보니 이곳에서는 고품격의 코스요리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젊은이들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유다. 대표적인 요리들은 화려한 불꽃쇼를 곁들인 철판요리다. 메뉴는 소고기, 돼지고기 스테이크, 초밥, 특수부위 볶음, 각종 꼬치, 모듬전에 이어 심지어 아이스크림까지 철판에서 만들어진다.
스스로 코스를 구성해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스테이크와 다양한 볶음요리, 깔끔한 쫄면, 그리고 달콤한 철판아이스크림으로 이어지는 코스요리가 인기다.
■ 야시장 달구는 화려한 철판 불꽃쇼
울산큰애기 야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메뉴는 소고기 '큐브 스테이크'다. 조리과정이 화려하면서 볼거리를 제공한다. 울산큰애기 야시장 상인회 회장인 권오윤씨(32)가 만드는 큐브스테이크. 상호명은 '야한오빠큐브스테이크'. 화려한 불쇼가 시작되면 음식을 주문한 이들의 입안은 군침으로 가득해진다. .
그렇다고 다른 메뉴가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닭 꼬치와 새우·문어꼬치, 타코야키, 소시지·떡 꼬치는 들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옆 '젊음의 거리'에서 쇼핑을 즐기려는 젊은 층들에게 제격이다.
대형 아이스박스에서 미리 장만해 온 닭꼬치를 한 아름 꺼내 든 'Mr. 남천꼬지'를 운영하는 전희린 씨(54)는 이걸 언제 다 파느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빨리 재료가 떨어진다"며 "주말에는 대형 아이스박스 2개를 가득 채워와도 모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이곳 야시장 원년멤버다. 2년 째 닭꼬치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중년들에게는 염통, 닭똥집(근위), 어묵꼬치, 계란빵, 바나나빵 등 추억거리도 선사한다. 감미로운 목소리로 야시장의 밤공기를 채우는 버스킹 공연은 덤이다. 야시장에서 만난 한 중년부부는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에 대해 '감수성'이라고 답했다. "야시장의 시설들은 발전된 현대식이지만 음식은 옛맛을 그대로 간진한데, 무엇보다 바로 옆 골목이 전통시장이다보니 향수가 묻어난다"고 말했다.
바로 옆에는 남녀 한 쌍이 큐브스테이크 외에도 닭발과 어묵을 구입해 맛을 즐기고 있었다. 데이트를 나왔다는 이들은 1시간 째 야시장 투어 중이라고 했다. "눈으로 볼 때 맛있어 보이는 것을 위주로 먹었는데 눈맛과 입맛 모두 훌륭했다"고 말했다.
■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다
중앙시장통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꼼장어(먹장어)와 통닭이다. 40년의 세월 속에 어려움도 많았지만 여전히 그 맛을 이어오면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번화가가 남구 삼산동으로 옮겨가면서 휘청거렸지만 끝내 버텨낸 곳이다.
현재 50m 정도의 짧은 거리에 꼼장어 구이집 13곳, 통닭집이 7곳에 이른다. 초저녁만 되어도 꼼장어집은 단골손님들로 바쁘다. 통닭집은 어느 새 자리가 없다. 1년 전 야시장이 생기면서 일어난 변화다. 때문에 이곳에는 1년 사이 새로 생긴 집도 3곳이나 된다.
이곳에서 7년을 영업한 호떡집에는 진짜 불이 났다. 꼼장어집과 야시장 중간에 있는데 야시장으로 왕래가 많아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달달함'을 맛보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한다.
이곳 울산큰애기 야시장의 매력은 또 있다. 도로 하나를 두고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인기 커피점과 각종 유명 패션매장이 즐비한 울산 중구 '젊음의 거리'와 멋쟁이들을 유혹하는 '보세거리', 그리고 호박죽, 정구지전, 찐빵, 칼국수 등을 판매하는 중앙시장 먹자골목과 맞붙어있다. 야시장이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도 먹거리와 볼거리, 쇼핑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mail protected] 최수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