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바꾸는 청약제도 혼란가중
신청단계부터 부적격자 걸러내야
#. 올해 6월 힐스테이트 금정역 전용 84㎡에 당첨된 직장인 이모씨(36·여). 1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뚫고 45층에 당첨됐지만 서류 제출 과정에서 당첨 취소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년 동안 양씨가 육아휴직을 해서 월평균 소득 120% 이하로 신청을 했지만 육아휴직의 경우 복직 후 월급으로 계산이 돼 120%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앞서 5월에 분양한 '평촌 어바인퍼스트'의 경우 예비 70번에 당첨이 됐다. 서류를 제출했을 때에도 담당직원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항의를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최근 청약제도가 수시로 바뀌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청약시스템 개선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지만 부적격자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청약시스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부적격자들이 대거 청약에 뛰어들고 청약경쟁률만 높인다고 지적한다. 이는 결국 청약 단지에 과도한 프리미엄만 붙게 돼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잦은 청약 제도 개정, 혼란 부추겨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리더스원'의 분양 당첨자 232명 중 16.4%인 38명이 부적격자로 판정됐다. 지난 3월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의 부적격 비율보다 11%나 높은 수치다.
안타까운 것은 부적격자의 대부분이 계산이 틀리거나 착각을 하는 등의 단순 실수라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 부적격 건수는 2만1804건에 달했다. 1순위 당첨자 23만1404명의 9.4% 수준이다. 이중 단순 실수에 따른 부적격이 1만4498건(66.5%)으로 가장 많았다. 재당첨 제한 규정을 어긴 경우는 전체의 25.9%다.
올해의 경우도 8월까지 청약 부적격 건수는 9488건로 집계됐다. 이 중 청약 가점을 잘못 기재한 경우가 7000건으로 전체의 73.8%나 됐다. 재당첨 제한 규정 위반은 1018건(10.7%)에 불과했다.
이처럼 고의가 아닌 단순 실수로 당첨이 취소되는 이유는 복잡한 청약제도다. 1978년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이 제정된 이후 40년간 138차례 개정됐다. 연평균 3.5번을 고친 셈이다.
특히 다음달 청약제도가 개정되면 분양권·입주권 소유자는 유주택자로 분류되고, 주택을 소유한 직계존속은 부양가족 가점 산정에서 제외된다. 이로 인한 부적격 당첨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신청 단계에서 부적격자 걸러내야
전문가들은 정부가 청약 부적격자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시스템을 만들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라고 지적한다. 현재는 청약자가 직접 자격 요건을 확인해 신청을 하다 보니 착오로 인한 부적격자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프로그램에 청약자의 정보를 일부 입력해 부적격자가 잘못 청약을 신청하면 입력 자체가 안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막막하다. 주택청약 업무 이관을 놓고 민간기구인 금융결제원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감정원이 서로 가져가려고 갈등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행정안전부의 주민정보시스템을 통한 정보 연계만 가능해진다면 부적격 당첨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결제원의 청약 정보, 국토부의 주택 소유 정보, 행안부의 주민정보를 합친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부적격자는 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행안부 시스템과 연계만 가능하면 내년 10월부터 감정원이 하게 될 청약 업무 효율화도 내년 상반기부터 바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민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