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신규 분양 '머니게임' ...청약 가점 보다 현금 보유력
강남 신규 단지 대부분 분양가 9억 초과해 중도금 대출 불가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여파로 서울 강남 아파트 분양 '완판 신화'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로또 아파트'로 불리는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이 추가 입주자를 모집하는 데 그 주된 이유로 '자금조달 어려움'이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지만 강남 신규 단지 대부분의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불가한 만큼 향후 미계약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일 부동산 업계와 삼성물산에 따르면 50가구를 웃도는 물량이 래미안리더스원 예비당첨자 계약 물량으로 나왔으며, 이마저도 주인을 찾지 못한 26가구가 잔여가구 물량으로 다시 나왔다. 1차 예비당첨자 계약 물량 중 절반은 당첨자들이 '스스로' 계약을 포기해 발생했다고 삼성물산은 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청약가점계산을 잘못한 부적격자와 스스로 포기한 당첨자들의 비율은 5대5 수준"이라면서 "계약을 하지 않은 사람들 중 절반은 분양대금을 마련하지 못한 게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인터넷 유명 부동산 카페에도 "(래미안리더스원)예비당첨자 계약 물량이나 잔여가구가 나와도 당장 현금을 마련할 수 없어 그림의 떡"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이에 지난달 서울 반포동에 공급된 디에이치 라클라스도 미계약자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687만원으로 래미안리더스원(4489만원) 보다 2000만원 가량 높다. 전 주택형이 9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디에이치 라클라스도 청약 가점 계산 오류나 구체적인 대출 방법이 확정되지 않은 일부 수요자들이 청약접수를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분양 예정인 강남 신규 단지들도 완판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출이 어렵다보니 청약 가점이 높아도 현금 보유력이 없으면 청약 자체가 무의미해서다. 결국 정당계약에서 미계약된 물량이 예비당첨자에 이어 추가 입주자 모집공고까지 넘어올 경우, 현금 부자들만의 소유물로 전락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오는 2019년에는 △개포그랑자이(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래미안 삼성동 라클래시(상아2차 재건축) 등이 분양할 예정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렙장은 "청약 제도가 복잡해지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점계산을 잘못한 부적격 당첨자나 자기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계약이 취소되는 해프닝은 매번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결국 잔여가구 조차도, 분양 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요자들 간의 '머니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현금력이 높은 사람이어도 잔여가구나 1순위 청약접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 강남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만큼, 선호도가 낮은 동이나 층수를 배정받았다면 굳이 막대한 현금을 투입해 입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아파트라도 투자가치가 있어야 하는데 굳이 새 아파트라는 이유만으로 선호도가 낮은 저층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차라리 비슷한 가격대인 인근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를 찾아 선호도가 높은 층에 입주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현금부자들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윤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