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재결정 할 수 있게 하자" 너도 나도 발의하는 '소상공인 지원 법안' 현실성은?
한달새 10건 발의…실효성 있나
논란 큰 '최저임금 재결정법'
경기상황 반영하자는 취지라지만 일부선 "정부비판이 목적" 지적
"올라도 너무 오른 최저임금, 결정을 번복할 수 있게 하자?"
소상공인들이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내 경기 악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사업을 접는 소상공인이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회에서 67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법안은 '정치적 쟁점'으로 번질 수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저임금 재결정법' 등 10개 법안 발의
16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발의된 최저임금 관련 법안은 6건, 소상공인 지원 법안은 4건이다. 소상공인의 해외진출 지원이나 폐업지원금 확대 등 여야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법안이 많다. 그러나 일부 법안에 대해서는 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발의된 법안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등이 발의한 '최저임금 재결정법'이다. 범야권 의원들의 경제모임인 '시장경제살리기연대'는 최근 '최저임금법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발의했다.
'최저임금 재결정법'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위원 중 3분의 1 이상이 최저임금의 재결정을 요구할 경우, 최저임금을 다시 심의·결정하도록 규정하는 법안이다.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적용되기 전에 급격한 경기변동이 일어날 경우 최저임금을 다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게 법의 취지다.
소상공인 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박주영 숭실대 교수도 "바람직한 제도"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는 영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입장은 제대로 반영이 안 됐다"며 "최저임금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보완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제도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중소기업학회장을 지낸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이미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서 결정된 사항을 법까지 개정하면서 다시 뒤집을 수 있게 만들면 사회적 갈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의 지역·업종별 차별화' 등을 주장하지만 여전히 근로자들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이 결정됐으면 이후의 상황에 대한 방안을 생각해야지 결정된 사항을 번복할 수 있게 하면 제도의 신뢰성에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법안 통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다. 여당 관계자는 "법안을 발의한 시장경제살리기연대 자체가 '반문(반문재인) 연대' 차원에서 만들어진 정치적인 모임"이라며 "실제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목적 보다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려고 만든 법안으로 보인다"며 평가절하했다.
■'소상공인 직접대출 지원법'도 의견 엇갈려
'소상공인 직접대출 지원법'도 평가가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을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으로 대출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사업 안에 소상공인의 지속 성장을 위한 '직접융자'를 포함시켰다. 소진공은 현재는 소상공인을 간접적인 방법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소상공인들이 긴급하게 필요한 자금을 원스톱(One-stop)으로 지원하는 '직접대출'을 보다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 박주영 교수는 "소상공인들이 정부 자금의 직접대출 확대를 원하고 있지만 정부 기금을 직접대출에 활용하면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힘들어진 소상공인을 돕고자 지원책을 고민하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말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것인지, 본인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에서 함께 지원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