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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가습기 살균제’ 업체 檢 압수수색 다음날, 法 “공정위 처분 위법”

이진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애경산업 본사/사진=연합뉴스

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연루된 기업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한 다음 날 법원이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업체인 애경산업에 내린 공정위원회의 처분은 위법하다며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부(박형남 부장판사)는 전날 애경산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처분 명령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유해성 숨긴 제품, 공정위 과징금
공정위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002년 10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다. 애경산업은 해당 제품의 용기에 부착된 표시라벨과 홈페이지에 '주성분 : 살균성분, 솔잎추출물' '천연솔잎향의 피톤치드 성분' '아로마테라피·산림욕 효과' 등의 문구를 넣어 광고하면서 흡입 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정보는 뺐다. 그러나 CMIT·MIT 성분을 흡입할 경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표된 바 있었다.

또 관련 법의 적용대상이 아님에도 제품 라벨에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한 품질표시'라는 문구를 넣어 사실과 다르게 표시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해 3월 애경산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300만원을 부과하고, 관련자들을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애경산업은 공정위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 제기했지만, 법원은 애경산업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이마트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불복소송에서도 처분 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난달 무효 판결이 나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에 처분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넘겼다는 것이다. 현재 제조사인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의 불복소송도 진행 중에 있어, 이번 판결이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다만 유통업체인 애경산업·이마트와 제조사인 SK케미칼의 법적 쟁점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변수다.

SK케미칼은 문제가 된 원료인 CMIT·MIT 성분을 개발했고, 이마트는 해당 제품을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면서 인체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광고했다.

■뒤집히는 판결.."처분시한 지났다"
공교롭게도 애경산업에 대한 판결이 나오기 하루 전날 검찰은 애경산업과 함께 SK케미칼, 이마트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유통업체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검찰은 공정위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고, 최근 재수사에 착수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도 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건 건 공정위의 ‘늑장 처분’이었다. 공정위는 2011년 10월과 2016년 5월 피해자 및 시민단체의 신고를 접수받아 조사에 착수했으나 각각 ‘무혐의’와 ‘심의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리 평가 TF(태스크포스)는 2017년 12월 공정위의 결정에 “제품의 인체위해가능성이 존재함에 불구하고, 그 위해성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심의절차를 종료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추가적인 조사를 권고했다.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판담하에 있어 공정위의 일부 잘못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8월 공정위는 환경부의 위해성 인정 자료를 받아 재조사에 착수, 뒤늦게 업체와 관계자들을 고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 측은 “앞서 이마트 사건과 비슷한 취지의 판결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판결문을 받는 즉시 관할 부서와 협의해 상고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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