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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콘텐츠 무한경쟁시대] 방탄소년단 생산유발효과 年4조..新성장동력 문화콘텐츠의 미래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7 17:55

수정 2019.02.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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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下) 新성장동력 문화콘텐츠의 미래
방탄소년단 생산유발효과 年4조
10억 투자했을때 고용유발계수 12.1명..반도체 4배 자동차 2배 달해
넷플릭스 작년 콘텐츠 투자만 12조..막대한 자금력 앞세워 시장 장악
제조업보다 파급력 큰 콘텐츠산업
지속적 인력 투입·장기 기획 필요한데 불확실성때문에 중소 제작사는 재정난
美 조세지원같은 과감학 육성책 필요
tvN '왕이 된 남자'
tvN '왕이 된 남자'

지난 2018년 방탄소년단의 국내 생산 유발 효과가 연평균 4조원이 넘는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콘텐츠산업의 고용유발계수는 12.1명으로 반도체의 4배(3.0명), 자동차의 2배(6.8명) 남짓이다. 해외에서는 케이팝에서 시작된 한류가 K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지면서 한국 상품과 한국에 대한 이미지 자체를 바꾸고 있다. 문화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훨씬 적은 정부 재정 지원 규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는 경제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인력투입과 중장기 기획이 필요하지만 높은 투자 대비 업의 특성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부담이 커 중소 제작사들의 재정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콘텐츠 수급에 본격적으로 나선 넷플릭스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넷플릭스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투자에만 약 12조원을 썼고, 2020년에는 1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CJ ENM이 최근 케이블사업을 8000억에 매각하며 글로벌 콘텐츠 역량 강화를 위한 재원마련에 나섰지만, 이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투자 규모에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수준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최근 높은 완성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장르물의 경우 표현의 자유에 대한 각종 제재까지 더해져 국내 방송사보다는 규제에서 자유롭고 해외 유통까지 해주는 넷플릭스의 러브콜을 기다리는 추세"라고 밝혔다. 요즘 좋은 대본은 넷플릭스에 먼저 간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과정에서 제조업에 집중된 지원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차별을 받아왔다. 산업군별 차별 완화를 위한 시도를 해오고 있지만 콘텐츠산업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돼 인적자산을 비롯한 무형자산 위주라 현행 조세 지원 조건에 부합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따라서 민간기업의 투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콘텐츠산업의 특성을 감안한 세제 지원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10여명의 동료 의원들과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지원 범위를 예능·오락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재 국내 콘텐츠산업 조세지원 제도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일부 다큐멘터리로 국한해 범위를 정하고 있으며, 성장가능성과 파급력이 높은 예능·오락 콘텐츠에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마저도 2017년부터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임정수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현행법이 영상콘텐츠 사업자에 해당하는 세제지원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수혜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고 특히 예능은 드라마와 비교할 때 세제 지원 기회가 거의 없다" 며 "투자리스크 완화, 고용파급 효과, 해외시장 진출효과 등을 고려할 때 세제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들은 문화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보다 과감한 조세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에서는 이미 영화나 드라마뿐 아니라 버라이어티, 리얼리티쇼, 음악프로그램, 웹콘텐츠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해 제작비의 20~40%를 지원하며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다. 질 높은 오락 콘텐츠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산업이 발생되고 이는 곧 글로벌 경쟁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창작 및 기획개발'이 핵심인 문화콘텐츠산업은 제조업대비 민간의 자발적 연구개발 투자 기대가 어렵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R&D) 예산 지원 역시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장르별 창작콘텐츠의 수익 창출 주기를 조사한 결과 평균 3.9년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조업 분야의 기술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분야에서는 개발된 '콘텐츠' 자체가 자산이 되어 수년간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콘텐츠 분야 연구개발비 지원은 새로운 프로젝트와 인프라 확충으로 연결되어 산업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콘텐츠 제작사들이 이끄는 신성장동력 문화콘텐츠의 미래는 급변하는 대외환경과 문화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적 지원이 함께 뒷받침 되야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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