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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일대사관 공사참사관 11대 1경쟁....'재팬스쿨 설욕전'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3 14:47

수정 2019.06.03 17:45

예비조사에서 11대 1...본조사에서 7대 1로 높은 경쟁률 기록
본부 내 실력파 대거 지원  
재팬스쿨, 고무적 상황으로 받아들여  
지난달 13일 남관표 주일대사가 외무성에서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과 면담을 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남관표 주일대사가 외무성에서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과 면담을 하고 있다.

【도쿄=조은효 특파원】 '재팬스쿨의 몰락은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 서기관급 모집에 지원자가 단 한사람도 없어 충격을 줬던 주일 한국대사관. 이번엔 반전이 일어났다.

현 홍 모 공사참사관의 귀임을 앞두고 후임자를 모집했는데,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 예비조사에선 11대 1, 본 조사에선 7대 1이었다. 공사참사관은 대사관 정무라인에서 정무공사 다음 자리다.
대일외교의 '허리격'인 셈. 외교부는 이르면 금주 중 후임자를 확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3일 한 외교소식통은 "외교부에서 실력과 능력있는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고 귀띔했다. 심지어 이번에 일본 근무가 어렵다면 다음번에 노려보겠다며, 여타 공관 근무 대신 대신 본부에서 1년 더 있다가 지원하겠다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와는 대조적이다. 지난해엔 주일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할 서기관을 3명 모집했는데, 외교부 내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는 곧 '워싱턴 스쿨(북미라인)'과 함께 외교부 내에서 양대산맥을 이뤄온 '재팬스쿨(외교부 내 일본통)몰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지목됐다. 전 정권에서 위안부 합의를 담당했던 인사들이 줄줄이 '부역죄'를 지고, 한직으로 내몰리는 등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점, 강제징용 문제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성과를 내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이로 인해 지원자 '제로(0)'라는 결과를 낳았다는 해석이 쏟아졌다.

이는 다시 일본 현지에서 활동하는 재팬스쿨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이 아무도 오기 싫어할 정도로 인기가 없는 곳이라며?"라는 비수같은 반응들이 날아왔다.

주일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원래 일본은 외교부 내에서 선호지역인데, 지난해 상황이 조금 특수했다"며 "본부 인력 개편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인원을 본부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상황때문에, 공관 지원이 저조했던 것인데, 이를 재팬스쿨의 몰락으로 몰아간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두 자릿수 경쟁률을 꽤 고무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내는 등 외교라인 중에선 이번 정권의 핵심그룹에 속하는 남관표 대사의 부임, 최근 몇년간 북미라인이 독식하다시피한 외교부 1차관에 일본통인 조세영 차관이 기용된 점 등을 미뤄볼 때 정부 내에서 대일외교의 비중이 전보다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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