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의무채용 고민 "인재 아닌데… 주민이라 뽑습니다"
정부 "인재유출 막고 균형발전"
공공기관 지역인재채용 비중 2022년부터 30%로 일괄 확대
일각선 기관 경쟁력 하락 우려.. "인재 대상자수 지역별 편차 커"
지역인재 채용을 두고 지역이전 공공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2022년부터 전체 채용인원 중 30% 이상을 지역인재로 의무 채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아니어도 해당 지역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 지역간 채용인원 규모가 다른데도 일괄적으로 30% 이상을 채용하게 하는 등 지역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 및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2017년까지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공공기관 153곳의 지방이전이 완료됐다.
이에 해당 기관들이 위치한 지역 내 인재 채용률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신규채용된 지역인재 채용율이 2.8%에 불과했지만 지방이전이 본격화된 2014년에는 10.2%로 상승한 데 이어 2017년에는 14.2%까지 올랐다.
각 기관은 오는 2022년부터는 채용인원의 30% 이상을 지역인재로 채용해야 한다. 지역인재 기준은 공공기관이 소재하는 지역에 있는 지방대학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예정인 사람이다.
그러나 일괄적으로 지역인재를 30% 채용하는 것을 두고 기관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입법조사처는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에서 지역 내의 고용기회를 확대해 지역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것은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그러나 우수한 인재풀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 등 제도가 원활하게 작동할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인재를 의무적으로 채용하는 것은 제한적 경쟁에 따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별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별로 지역인재 대상자의 수에 차이가 많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재 채용비율을 30% 이상으로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2017년 기준 부산의 경우에는 지역 내 대학졸업생이 3만2516명인 반면 울산의 경우 부산의 8.4% 수준인 3857명에 그쳤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울산의 경우 특정 사학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학교 졸업생이 다수를 차지해 지역인재채용을 30%까지 확대하는 것이 해당 사학재단에 과도한 특혜를 줄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지역인재 채용을 이보다 더 늘릴 것을 제안하는 법안이 계류돼 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40%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총선에서 공공기관 지역이전 문제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이 지난 5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여론 동향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한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도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에 대한 건의 사항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전북 전주가 지역구인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은 “총선 전략의 일환으로 PK(부산·경남)에 ‘공공기관 이전’ 선물 보따리를 풀려 한 행위”라며 “PK 러시와 전북 패싱의 결정판”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주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mail protected] 장민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