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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키우자는 정부, 정작 ‘신기술금융사’는 홀대

배지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7 18:05

수정 2019.06.28 08:27

모태펀드 4조8000억의 5%만 배정
융자 가능한 신기사는 금융위 소관
돈줄 쥔 中企부가 차별한다는 비판
'제2 벤처 붐'을 기치로 대규모 정책자금이 벤처투자업계에 쏟아지고 있지만 정책성 펀드의 주요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여전히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에 대해 편중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신기술금융사의 주무부처가 벤처투자를 두고 알력다툼을 벌이고 있는 금융위원회 소관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5년 동안 4조8000억원가량의 출자사업에서 단 2500억원만 신기술금융사에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출자사업에서 선정된 건수는 단 24건이었다. 이마저도 신기술금융사 중 겸업금융투자회사인 IBK캐피탈과 포스코기술투자를 제외할 경우 14건(1645억원)뿐이다.

신기술금융사는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이를 응용해 사업화하는 중소기업자(신기술사업자)에게 투자 또는 융자해주는 금융회사를 일컫는다.
창업자 및 중소기업에 출자만 하는 창업투자사와는 달리 융자업무도 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문제는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금융사를 관할하는 주무부처가 다르다는 점이다. 창투사가 중소벤처기업부 소관인 반면 신기술금융사는 금융위에서 담당한다.

한국벤처투자가 중소벤처기업부를 중심으로 주요 정부부처를 출자기관으로 두고 있어 금융위 소관인 신기술금융사를 운용사 선정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두 부처는 수십조원 규모의 벤처투자 사업 추진을 두고 영향력 다툼을 벌이고 있다.

벤처투자 부문에 정착자금이 확대된 2017년 이후에도 신기술금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불과했다. 지난해 모태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신기술금융사는 단 4곳이었다. 신기술금융사 출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16년도 IBK캐피탈과 포스코기술투자를 제외하면 출자받은 운용사가 없었다.


반면 한국성장금융은 2016년 이후 출자한 2조원 중에 약 1987억원(9.7%)을 신기술금융사에 배정했다. 2018년 말 기준 등록된 창업투자사는 총 133곳이다.
신기술금융사는 총 104개가 등록돼 있고 이 중 전업회사는 5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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