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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느는데 '게임'만 고전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7 13:53

수정 2019.08.07 13:53


업종별 신규투자 비중
2014년 10.7%
2015년 8.1%
2016년 6.6%
2017년 5.4%
2018년 4.1%
2019년 6월까지 3.2%
(출처=벤처투자정보센터)
벤처투자 수치가 매년 역대 최대를 갱신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게임업계로 벤처캐피털(VC) 투자가 위축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4년만에 모태펀드 게임 계정을 재개하는 등 마중물을 붓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7일 벤처투자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VC 업종별 신규투자 비중에서 게임 분야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10.7% 차지하던 비중이 2015년 8.1%, 2016년 6.6%, 2017년 5.4%, 2018년 4.1%, 올해 6월까지 3.2%를 기록했다. 5년 전만해도 VC 전체 신규 투자에서 10곳 중 1곳은 게임사로 투자를 했다면 현재는 신규투자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신규 투자금액도 2015년 1683억원, 2016년 1427억원, 2017년 1269억원, 2018넌 1411억원, 올해 6월까지 615억원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게임업계로 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주요 이유로 신규 지식재산권(IP)의 부재가 꼽힌다. 게임 개발사들이 참신하고 영향력 있는 IP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해 VC들에게 잭팟을 안겨준 블루홀(현 크래프톤)의 사례가 마지막이다.

또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도 지지부진해 VC들 입장에서 투자 회수가 어렵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 증시에 입성하려고 준비하는 게임회사들 중 IPO에 성공한 기업들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스마일게이트RPG, 카카오게임즈, T3엔터테인먼트, 온페이스게임즈 등이 상장을 준비 중이지만 모두 연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증시 상황 자체가 좋지 못하기 때문에 상장 가능성이 더욱 줄었다. 실제 최근 상장한 게임사들의 주가도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베스파와 올해 5월 상장한 일본 게임 회사 SNK의 주가는 모두 공모가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여기에 게임 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는 움직임도 투자 위축에 한몫을 하고 있다.

대형게임사들은 국내 게임개발사 보다는 해외 개발사 인수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넥슨은 지난달 스웨덴 게임 개발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보유 지분율을 기존 66.1%에서 72.8%로 확대하고 지분 전량을 인수할 계획을 밝혔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9월 아일랜드의 CCP게임즈를 인수했다.

이같이 게임계로 투자가 줄어들면서 중소형 게임사는 돈줄이 말라 줄도산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지난해 4년만에 모태펀드 게임계정을 부활해 게임 펀드를 결성했지만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임 전문 VC 관계자는 "게임계로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상장게임사의 출자를 유도해야 하고 모태펀드 출자 비율을 상향해야 하며 게임펀드전용 세컨더리 펀드도 필요하다"라며 "어려울 때는 나라가 지원금을 뿌려주는 방식으로 해야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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