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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타깃 강남권 분담금 '최대 2억' 폭탄 [분양가상한제 12일 발표]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11 17:46

수정 2019.08.11 17:46

정부, 12일 적용대상·시기 발표
둔촌주공 2600만원대 책정되면 조합 예상수입 1조원 이상 감소
철거 시작된 단지들 '발등의 불'..공사비 낮춰 부담 줄이기 안간힘
정부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서울의 재건축·재개발단지 조합원들이 1억~2억원에 달하는 추가 분담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를 피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기준을 받아 분양을 한다고 해도 수천만원의 추가 분담금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주를 안한 곳은 사업 속도를 늦추면 되지만 이미 철거가 진행된 개포주공1단지나 4단지, 방배5구역,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잠실진주아파트 등은 낮아진 일반분양가만큼 늘어나는 분담금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대상을 '법 시행 후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단지'로 통일하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도 소급적용을 받는다.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뒤 일반분양을 준비 중인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100여곳,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만 30여곳에 이른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일반분양가가 3.3㎡당 2600만원대에 책정될 경우 조합의 예상수입이 9000억∼1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이 최대 2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공주간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둔촌주공의 경우 조합 분담금이 거의 없는 수준이었다"면서 "하지만 일반분양가가 3.3㎡당 2600만원대로 정해지면 전용 84㎡ 기준 2억원의 추가 분담금이, 2900만원대로 정해지더라도 6000만~7000만원 정도의 분담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단군 이래 최대 정비사업'으로 불리는 둔촌주공아파트는 건립가구수가 1만2032가구, 임대주택을 제외한 일반분양물량이 4787가구에 달한다. 올해 10∼11월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다. 2016년 관리처분 당시 이 단지는 일반분양가를 3.3㎡당 2748만원(부가세 별도)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HUG가 래미안 강동팰리스 등을 비교 단지로 선정해 분양가를 정하면 최근 1년간 서울시 아파트 평균분양가인 2569만원 이하 수준에서 분양가를 정해야 한다.

당초 조합은 일반분양가로 3.3㎡당 3300만~3500만원을 예상했다. 인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시세가 3.3㎡당 4300만∼4500만원 수준이고 향후 입주 시에는 3.3㎡당 5000만원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고분양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반전됐다.
분양가상한제까지 적용되면 일반분양분은 3.3㎡당 2500만원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조합과 시공사에서는 아직 HUG와 분양가 협상이 진행 중이고, 입지와 규모 면에서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평가받는 만큼 3000만원 전후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이미 시공사에서는 조합의 추가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아파트 외관, 고가 마감재, 특화 설계 등에서 원가를 절감해 공사비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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