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규제 빗장 뚫고 고개 드는 부동산…참여정부 악몽 재현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참여정부 학습 효과로 투자자 움직여,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집값 꿈틀

정부가 최근 2년동안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 세금 강화, 전매제한, 분양가상한제 카드까지 내놨지만 또 다시 서울 신축아파트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 집권 4년차인 2006년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집값이 폭등한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최근 2년동안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 세금 강화, 전매제한, 분양가상한제 카드까지 내놨지만 또 다시 서울 신축아파트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 집권 4년차인 2006년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집값이 폭등한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뉴스]"참여정부 당시 집값을 잡으려고 2기 신도시와 함께 혁신도시 개발까지 내놨다. 하지만 전국이 개발되면서 그로 인해 엄청난 규모의 토지보상비가 풀렸고 시장에 유동 자금이 풀려 과열을 불렀다.”(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정부가 최근 2년동안 집값을 잡기 위해 대출 규제, 세금 강화, 전매제한, 분양가상한제 카드까지 내놨지만 또 다시 서울 신축아파트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청약 열기도 뜨거워지면서 시장 과열 우려가 나온다. 이미 시중 유동자금은 최근 급속히 불어 100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내년 말 3기 신도시 45조원의 보상비가 풀리면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무너뜨리는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때문에 참여정부 집권 4년차인 2006년 서울과 수도권 지역 집값이 폭등한 악몽이 재현될 조건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1단지’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 26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6월 준공된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뷰신반포’ 역시 지난달 전용면적 84㎡가 신고가인 28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의 주요 신축 단지도 오름세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15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성동구 ‘e편한세상 옥수파크힐스’는 전용면적 59㎡가 지난달 12억원으로 신고가로 거래됐다.

■디플레이션 우려에도 집값은 꿈틀
이처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여파로 공급축소 등이 우려되면서 새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10년 된 구축아파트, 서울 인근 수도권 단지 등도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2009년 입주한 반포래미안퍼스티지의 전용 222.8㎡ 26층이 48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찍었다.

일각에서는 시장에서는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경고등이 켜진 상태라 집값 급등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부동산 시장만 버티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디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 집값은 조정기를 거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과는 반대로 오히려 시장에서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내놓은 고강도 규제 정책이 공급 축소를 일으키며 시장을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시중에 떠도는 부동자금과 초저금리 장기화가 만나 부동산 시장의 뇌관을 건드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참여정부의 악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일관성을 잃고 단기적인 정책만 고수해 수요자들 역시 내성이 생기면서 고강도 정책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서울의 집값과 전셋값 상승세는 지금 보다 더 빨라질 것”이라며 “고덕 그라시움 등 강동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데 전셋값이 안 빠지고 있다. 지금 갭이 커서 사람들이 갭투자 안하니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참여정부 학습 효과로 투자자 움직여
결국 언제 튈지 모르는 부동산 시장을 잡기 위해서는 시중에 풀리는 유동자금과 공급 물량 확대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2005년에 있었던 8·31 조치 때문에 눌려 있던 시장 에너지가 2006년 봄 이사철을 계기로 폭발하면서 1차 상승을 가져왔다. 문재인 정부 역시 9·13대책으로 억눌러있던 유동자금이 분산되지 않으면 1~2년 사이에 급작스레 튀어오를 가능성이 크다. 2006년 가을 상승장에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시작하면서 하우스 푸어가 양산됐던 것처럼 결국 서울 집값은 오를 것이라는 시그널이 이어지면 언제든 폭등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올해 4·4분기부터 연말까지 공공주택지구의 토지보상이 시작돼, 수도권에서만 7조 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린다. 내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45조 원에 달하는 보상이 집행돼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 역시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대토보상(다른 지역 토지를 줌)을 확대하고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나 부동산 펀드에 세금 혜택을 늘리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장의 정부규제가 시장을 안정을 시킬 수 있지만 4~5년 뒤에는 시장을 왜곡해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면서 “최근 서울 집값 상승은 과거의 학습효과가 있어 발 빠르게 투자자들이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민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