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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머리고지 발굴 유해 세번째 신원확인..."故 김기봉 이등중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9.19 17:25

수정 2019.09.19 17:25

유해발굴감식단, 아들이 제공한 DNA로 확인 
DMZ내 국군 전사자 유해 1만여구...갈길 멀어
[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DMZ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가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인 것으로 최종 신원이 확인됐다.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참전용사 유해 중 신원이 확인된 것은 고 박재원, 남궁선 이등중사에 이어 세 번째다.

■고 김기봉 이등중사, 아들 DNA로 신원확인
국방부는 19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조사본부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해 18일 최종 신원을 확인했다”면서 "아들인 김종규씨(70)가 지난 2009년과 2018년에 제공한 DNA를 통해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1925년 경남 거제시에서 태어나 1남 1녀를 둔 고인은 1951년 12월 27세의 나이에 참전했다. 하지만 정전협정을 불과 17일을 남긴 1953년 7월 10일 전투 중 29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고인의 전사 당시 4살이었던 아들 김씨는 “화살머리고지에 아버님이 계신다는 생각에 반드시 찾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다”며 “아직도 진짜 찾은 게 맞나 싶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기뻐했다.


국방부는 10월 중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6·25전쟁 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134번째로, 고인의 유해는 앞서 고 박재권, 남궁선 이등중사와 유엔군 유해가 발굴된 ‘a고지’에서 발굴됐다.

‘a고지’는 다수의 유해가 발굴되고 있는 지역으로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곳이다. 발굴 당시 고인이 미처 다 사용하지 못한 탄알이 장전 된 M1 소총과 수류탄 안전핀, 철모와 전투화, 지갑, 연필 등이 함께 발견됐다.

국방부는 지난 5월 22일 DMZ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된 유해가 고 김기봉 이등중사로 신원이 최종 확인되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고인의 유해 발견 당시 유품.(국방부 제공) 사진=뉴시스
국방부는 지난 5월 22일 DMZ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완전유해 형태로 발굴된 유해가 고 김기봉 이등중사로 신원이 최종 확인되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고인의 유해 발견 당시 유품.(국방부 제공) 사진=뉴시스
■DMZ내 미수습 유해 1만여구...발굴은 170여구에 불과
국방부 관계자는 “고 김기봉 이등중사의 사례에서 보듯 9.19 군사합의 이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해, 6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다가가지 못했던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유해발굴을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MZ내 미수습 국군 전사자 유해가 1만여 구일 것으로 추정되고 현재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는 170여구”라면서 “북측이 호응해 올 경우에 대비해 언제라도 남북공동유해발굴 작업이 진행 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절차를 착실히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방부는 6·25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6·25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약 3만7000여명으로, 미수습된 유해와 수습됐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3만3000여 위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남상호 유가족관리과장은 “호국 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유해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 시료채취와 확보가 중요하다”며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 생존 당시 모습.(국방부 제공) 사진=뉴스원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 생존 당시 모습.(국방부 제공) 사진=뉴스원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 발견 당시 발굴 현장.(국방부 제공) 사진=뉴스1
고(故) 김기봉 이등중사 발견 당시 발굴 현장.(국방부 제공) 사진=뉴스1

jmkyung@fnnews.com 전민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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