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자지갑·軍보직 적성검사…부처 칸막이 깨자 혁신 쏟아졌다[현장르포]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제1회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
정부 성과 체험하는 3일간 행사
릴레이 축사 대신 토크쇼 등 도입
지하철·정육점 도입한 부스 등
딱딱한 전시 없앤 아이디어 눈길
"수습 사무관 기획, 감각 돋보여"

경찰청 조희영 경감이 '안전운전 체험공간' 부스에 마련된 '고령자 운전능력진단' 화면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안태호 기자
경찰청 조희영 경감이 '안전운전 체험공간' 부스에 마련된 '고령자 운전능력진단' 화면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안태호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물 가격비교서비스 소개를 위해 마련한 정부혁신 정육점' 사진=안태호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축산물 가격비교서비스 소개를 위해 마련한 정부혁신 정육점' 사진=안태호 기자
한국도시철도공사가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도움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부스 내부를 지하철 내부와 역 개찰구와 유사하게 꾸며놓았다. 사진=안태호 기자
한국도시철도공사가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도움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부스 내부를 지하철 내부와 역 개찰구와 유사하게 꾸며놓았다. 사진=안태호 기자

'혁신'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열쇳말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혁신은 '국민의 삶이 달라지는 대한민국'이다. 정부가, 공무원이 아무리 열심히 일한다해도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체감·공감하지 못한다면 공염불이 될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이 바탕이됐다.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됐다. 2017년 38개국 중 29위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의 질 지수' 순위를 2022년까지 10위권으로 진입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과연 그간 국민의 삶의 질은 나아졌을까? 이제 막 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정부의 정부혁신 성과를 점검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축사는 NO'...박람회 개막식도 혁신

행정안전부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현 정부의 정부혁신 성과를 집대성한 제1회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했다. 국민들이 정부혁신의 성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누구나 디지털관 △모두의 참여관 △다함께 행복관 등으로 나눠 총 80개 기관이 59개 부스를 마련했다. 박람회가 문을 연 10시부터 박람회장이 관람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22일 찾은 박람회는 정부'혁신'박람회 답게 개막식부터 다른 정부 박람회와 차별화를 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고위직의 축사 릴레이를 대폭 축소했다. 김거성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 김병섭 정부혁신추진협의회 위원장이 축사를 간략하게 마치고 토크쇼형식의 본행사인 '응답하라 1990'에만 40분을 넘게 할애했다.

개막식을 알리는 홍보영상에서도 성과만 담지 않았다. △60대 이상 창업 지원 제도의 부족 △국민 참여제도의 피드백 부족 등 개선해야할 목소리도 담아 정부의 혁신 의지를 보였다.

전시관 내용은 '혁신은 국민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란 이번 정부의 모토에 맞게 국민들의 삶과 밀접한 주제들로 꾸려졌다. 현장에서 만난 정부혁신박람회TF의 이명진 사무관은 "보통 박람회는 신청한 기관들을 모두 받아주는 경향이 컸지만 이번에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엄선해 박람회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국민 삶이 바뀌어야 혁신이다'

이 사무관의 설명답게 경찰청, 도로교통공단이 함께 꾸린 '안전운전 체험공간'에서는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고령자 운전'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고령자 운전능력진단'이다.

올 1월 도로교통법이 개정되면서 75세 이상 고령자는 운전면허 갱신 때 별도의 인지검사를 받아야한다. 부스에 마련된 모니터를 터치하자 치매여부를 가리는 테스트가 먼저 나왔다. 테스트를 통과하면 간단한 도로교통 상황을 제시해 본인 스스로 운전인지능력을 자가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 조희영 경감은 "젊은 사람들에겐 간단해 보여도 어르신들 중에선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며 "고령자분들이 스스로 본인의 인지능력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무청의 '입영 전 병역진로설계'도 부처간 칸막이를 뛰어넘는 혁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군입대 전에 실시한 인적성검사 결과를 토대로 관련된 보직을 받아 군생활을 하게 된다. 군생활 이력을 바탕으로 고용노동부, 국가보훈처와 연계해 제대 후 직업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마이스터고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주제 정부혁신과 무관"

독특한 인테리어의 전시 부스도 관람객의 눈을 즐겁게했다. 활자·판넬 위주의 딱딱한 전시에서 벗어기 위한 노력이다. 주제에 맞는 개성넘치는 부스 인테리어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실제 정육점과 유사하게 '정부혁신 정육점'을 차렸다. 축산물 가격비교서비스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한국도시철도공사는 교통약자를 위한 지하철 도움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하는 부스를 지하철 내부와 역 개찰구 등의 모습으로 꾸몄다.

올해 공직에 입문했다고 밝힌 90년대생 한 지자체 공무원은 "수습 사무관들이 박람회 기획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만큼 젊은 감각이 묻어난 것 같다. 부산 지스타(G-STAR)도 다녀왔는데 크게 뒤쳐지지 않았다"고 평했다. 다만 "일부 주제는 정부혁신과 무관해보여서 의아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mail protected]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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