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벤처생태계 비효율 극심… 정부 의존 높고 투자 다양성 부족"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1 19:04

수정 2019.12.11 19:04

중소기업학회 '혁신성장 전략 세미나'
"직접 자금 지원보다 경영기반 조성 시급
VC·피투자기업 위주 생태계 경계해야"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유동수 국회의원, 김재원 국회의원실과 공동주최한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을 위한 생태계 전략' 세미나에서 김경묵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오른쪽)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중소기업학회 제공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한국중소기업학회가 유동수 국회의원, 김재원 국회의원실과 공동주최한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을 위한 생태계 전략' 세미나에서 김경묵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오른쪽)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한국중소기업학회 제공
우리나라 벤처 생태계가 정부에 과잉의존적이고 투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전문가들은 생산적인 벤처생태계 육성을 위해서는 직접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경영 효율성 제고 등 경영 기반 조성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중소기업학회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유동수 국회의원, 김재원 국회의원실과 공동주최로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을 위한 생태계 전략' 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 벤처 생태계 전반에 대한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지금 한국 벤처에는 정책 자금이 굉장히 많이 풀리고 있고 우리 정부 기업 보육 시설이 실리콘밸리보다 더 우수하다"면서 "미국 엔젤 투자자가 다시 태어나면 한국에서 기업하겠다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정책금융에 대한 벤처 생태계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점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유 교수는 "모태펀드나 성장사다리펀드는 수익률까지 정부가 감시하고 있다"면서 "줄을 조이니 벤처캐피털(VC)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나. 당연히 안전한 곳에 투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지원이 특정 단계에 집중되면서 완전 초기 기업과 스케일업 구간 등에서 투자 구멍이 생기고 있다고 유 교수는 짚었다. 그는 "이런 구멍들 때문에 스타트업이 유니콘까지 가기에 어려움이 많다"고 강조했다.

또 정책 자금 관리가 비효율적이고 투자 다양성이 너무 낮은 점도 문제라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이런 투자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대학생 시드 투자나 15억~20억원 규모의 스케일업 투자 등 정부 정책이 더욱 다양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종훈 서울대 교수는 현재 VC와 피투자기업 위주로 벤처 생태계가 돌아간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또 정책 자금의 직접 지원보다 기업 경영 효율성을 높여주는 방식의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벤처 생태계는 물론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 교수는 "벤처 생태계에서 VC 자금을 받는 회사는 극소수"라며 "VC 집행 금액만 갖고 벤처 생태계의 생산성을 논하기엔 위험하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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