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목동·노원 등 학군지 ‘전세 품귀’… 호가도 1억씩 ‘껑충’[현장르포]
자사고·특목고 폐지, 정시 확대에
고가주택 대출 금지로 수요 ‘폭증’
한 단지에 전세 한건 있을까 말까
반전세로 바꾸는 집주인도 늘어
"매년 학기 초 수요가 몰리긴 하지만 올해는 너무 이상할 정도로 전세매물이 없습니다. 자율형사립고(자사고)·특수목적고(특목고) 폐지하고 정시 확대하니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묶어버리는 게 확연히 보여요. 이미 진입한 세입자들도 나올 생각을 안하니 매물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서울 강남구 도곡동 A중개업소 대표)
"부동산 현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전셋값의 완만한 상승세 혹은 강보합을 전망했어요. 올해 하반기 예상치 못한 정책 변화가 겹치면서 지금 강남 전세시장은 2017년 가을, 2018년 여름보다 더 뜨겁습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B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강남과 목동, 노원 등 전통학군 지역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새 학기를 앞두고 이사를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학부모들은 어쩌다 나온 매물을 잡기 위해 줄을 서야 할 지경이다. 자사고·특목고 폐지로 학군 전세수요가 늘어난 데다 15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을 원천금지한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주택 매매를 미루고 전세를 구하는 수요까지 겹친 탓이다.
24일 중개업소에 따르면 12·16 대책이 발표된 이후 강남구 대치동·도곡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전통학군지 전세매물이 대부분 소진됐다. 호가는 5000만~1억원 이상 오르고 있다.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치동 전셋집은 지금 하나를 보더라도 여러 세입자가 줄을 서서 봐야 하는 수준"이라며 "한 단지에 전세매물이 한 개 있을까 말까 하고, 반전세로 바꾸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곡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도곡쌍용예가, 도곡한라비발디, 역삼우성 등 도곡동 주요 단지 가구수가 1000가구 정도 되는데 매물이 단 한개도 없다"며 "매물가뭄이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계약된 도곡렉슬 저층은 대기자 3명이 한꺼번에 몰렸는데 처음 본 사람이 바로 계좌번호를 받아 계약금을 입금했다고 들었다"며 "눈앞에서 매물을 놓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목동 역시 매물 품귀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선호도가 높은 목운초·목운중을 배정받는 목동7단지의 경우 20평(66㎡)대와 30평(99㎡)대 매물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라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양천구 중개업소 대표는 "평균 5000만원 이상 올랐고, 전세매물은 씨가 말라 월세로 알아봐야 한다"며 "그마저도 1~2개 정도 매물만 남아있어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아파트 전세매물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중계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1월만 해도 높아야 6억원이던 전세가 지금은 6억6000만원까지 올랐다"며 "단지당 남아있는 전세매물은 한 개 정도"라고 전했다.
올해는 특히 특목고·자사고 폐지 발표로 전세수요자들이 일찍 움직이면서 유명 학군지 학교 정원이 이미 꽉 차 있다고 현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전세를 구하더라도 원하는 학교에 배정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없다는 얘기는 학교에도 자리가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대치동 대청중 관계자 역시 "지금 1~2학년 정원이 꽉 차서 전입을 올 수 없는 상태"라며 "전학 나갈 학생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 지역 전셋값 역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8㎡는 15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4일 거래됐던 15억원에서 8500만원 올랐다. 도곡동 도곡1차아이파크 전용 130.2㎡도 20일 한 달 전에 비해 1억원 뛴 12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불안이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고 우려했다. 실제 강남구와 양천구의 최근 전셋값 상승률은 11월 첫째 주보다 각각 0.38%포인트, 0.29%포인트 오른 0.51%, 0.43%를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강현수 전민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