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임금 덜 주려고 감시단속직 늘리나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52시간 넘어도 수당 안줘도 돼
청원경찰·응급구조사도 신청등록
작년 인가 인원 전년비 51% 급증

임금 덜 주려고 감시단속직 늘리나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는 감시단속직(감단직)의 연 근무시간은 3420시간으로, 일반 근로자(1864시간)와 차이가 확실하다. 그러나 급여 수준은 일반 근로자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면 믿겠나."

주 최대 52시간 근무제 도입 이후 '감단직' 근로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않아 주52시간 근로를 초과해도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른바 '주52시간 사각지대'로 알려져 있다.

■주52시간제 도입 후 50% 폭증

30일 파이낸셜뉴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받은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단직 근로자 인가 인원은 7만6798명으로, 전년도인 2017년 5만699건에 비해 51%가량 폭증했다. 2015년 4만7154건, 2016년 4만5466건으로 2년간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급증 이후 올해 9월까지 인가 인원은 4만4300건으로 이미 지난 2015년 수준에 다다랐다. 신청건수도 지난해 크게 늘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1만건대 초반을 유지한 반면 2018년도는 2만3412건을 기록했다.

이같이 감단직 근로자 인원과 신청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주52시간제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대기시간이 길거나 장기간 근무해야 하는 근로조건상 주52시간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해 사측도 법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감단직 근로자는 감시 일을 주로 하거나 대기시간이 긴 경비원, 전기 기계 작업자 등이 주로 적용대상이 돼 왔다. 최근에는 건물 경비를 담당하는 청원경찰과 병원의 응급구조사 등도 감단직 적용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감단직 승인을 받을 경우 노동조건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들은 근로시간, 휴게, 휴일 관련 적용에서 제외돼 주휴수당과 각종 가산수당을 받을 수 없다.

이상혁 한국노총 노무사는 "최근엔 근로시간에 해당되지 않는 휴게시간을 늘리는 형식으로 감단직의 임금을 덜 주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경비원 같은 경우 휴게시간이어도 경비실 안에 있어야 하고, 중간중간 업무도 봐야 하기 때문에 일을 계속 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가산수당도 없어"…현실 열악

이와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감단직 제도 개정을 요구하는 청원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24시간 격일제로 근무하는 시설노동자 장모씨는 "감단직 근로자는 1년 내내 휴가도 갈 수 없다"며 "노동부의 감단직 사업장 승인 시에도 의견 청취가 이뤄지지 않고 일방적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감단직 근로자로 승인되면 취소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승인취소 현황은 2017년과 2019년(9월까지)은 전무했고, 2018년엔 단 한건이다. 이 노무사는 "승인 이후 감단직 업무를 주로 하지 않더라도 승인취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고, 승인 이후 실태조사는 실제로 많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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