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끌고와 공짜 변호사 선임… 변질된 서민 법률지원[법률구조공단 이대론 안된다]
<上> 확 늘어난 지원대상
국민 67.3%가 무료서비스 가능
대상은 늘었지만 질은 되레 저하
밀려드는 상담 제대로 대응 못해
"고급 외제차를 끌고와서 무료 법률 서비스를 받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속이 터진다." 잊을 만하면 들리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공단)에 대한 하소연이다.
공단은 억울한 일을 당했지만 변호사를 선임할 비용이 없는 서민들에게 무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1987년 설립됐다. 그러나 4년 전 법률구조 지원 대상을 대폭 늘리겠다며 다수의 중산층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법률 서비스 혜택이 많은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지원 대상은 늘었지만 그에 맞는 인력과 서비스 질 향상이 따라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산층도 법률구조대상?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단에서 법률구조 대상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은 중위소득 125% 이하 국가유공자와 범죄피해자, 장애인(1~3급), 북한이탈주민 등과 중위소득 150% 이하 농·어업인,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체불임금 피해근로자 등이다. 이들은 무료 상담을 물론 변호사 선임 비용을 내지 않고 무료로 소송 지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은 지난 2016년 공단이 법률구조 대상 범위를 전 국민의 50%에서 67.3%로 대폭 확대하면서 변경된 결과다.
법률구조를 받을 수 있는 소득 요건을 2016년 당시 개인 월 소득 260만원 이하에서 중위소득 125% 이하까지 끌어 올린 것이다.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별 순위를 매길 때 정중앙 가구의 소득을 의미한다. 통상 중위소득의 50% 미만은 빈곤층, 50∼150%는 중산층, 150% 초과는 상류층으로 분류된다.
공단에서 지원 대상 커트라인으로 잡고 있는 중위소득 125%은 빈곤층이라기 보단 중산층을 포함하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진우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4인가구 기준으로 593만원의 소득이 있는 수준을 말하는데 빈곤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지 모르겠다"며 "이 정도 소득을 거두는 사람이 공단의 소송지원을 받는 것이 과연 적합한지에 대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 늘었지만 서비스는..."
지원 대상자는 증가했지만, 공단 소속 변호사 인력은 크게 늘고 있지 않은데 있다.
2020년 현재 공단의 소속 변호사는 휴직자를 포함해 130여명이다.
구조지원 대상자는 늘면서 사건은 증가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법률 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밀려드는 법률 상담과 구조신청을 홈페이지와 전화 등을 통해 받고 있지만 제때 대응이 안돼 대기가 상시 발생하고 있다. 상담 시간도 제한돼 만족스런 서비스를 받고 있지 못한게 현실이다.
김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인력을 보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육아휴직자만이 아니라 퇴사자 결원조차 보충하지 않아 늘 정원에 미달하는 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공단이 구조대상자를 대폭 늘렸지만 서비스 질은 오히려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공단 측은 실질적으로 유료 법률 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대상자는 5% 수준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 공단 측은 "부족한 인력은 공익법무관으로 대체하고 있었는데, 지난해에 공익법무관들이 줄어서 법률 서비스가 일부 지연된 측면이 있었다"며 "궁극적으로는 예산이 확충되면 변호사 수를 늘려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겠지만 올해는 가능한 선에서 최선을 다해 법률 서비스 질을 높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박지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