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가 꿀꺽할 뻔한 펭수… "선출원주의 보완책 시급"
직접적 관련없는 개인이나 법인
금전적 목적으로 상표권 출원
대리인으로 나서는 변리사
직무공공성 강화 법안 서둘러야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BS의 '펭수' 상표 출원이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논란이 되면서 제3자가 상표권 등록을 할 수 없도록 근본적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특허청에서는 개인이나 법인이 손쉽게 상표 등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발빠른 상표권 등록을 유도하고 있다. 반면, 상표 출원을 하는 대리인(변리사 등)들을 규제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최근 펭수의 상표권과 관련해 부정한 목적의 상표 출원으로 판명되면 관련 상표는 등록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펭수가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자 EBS 등 펭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제3자가 '펭수' 상표 출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 출원을 했다고 권리를 바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특허청에서 출원 심사를 해 결론을 낸다.
펭수의 경우 제3자가 상표 등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은 상표법 34조 1항 9호와 12호를 근거로 제시했다. 9호는 타인의 상표를 표시하는 것이라도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돼 있는 상표는 상표권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돼 있다. 12호는 상품의 품질을 오인하게 하거나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권 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선출원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물론 특허청이나 특허심판원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특허청은 지식재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사전에 상표권 등을 출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리사쪽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변리사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변리사의 공공성 강화 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현재 계류 중에 있다. 개정안은 변리사의 역할과 사명, 수행업무 현실화, 무자격자의 변리행위 금지, 공익활동, 유사명칭 사용 금지 등 변리사의 직무 공공성과 직업 윤리를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표나 특허 등록이 대리인을 통해 대부분 이뤄지기 때문에 이들의 직업윤리를 강제하면 제3자가 금전적 취득의 목적으로 이뤄지는 출원을 막을 수 있다는 것. 실제 최근 5년간 특허, 상표, 디자인 등록의 85% 가량이 대리인을 통해 이뤄졌다.
오세중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변리사 직무 공공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도 미흡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변리사법 일부 개정안이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데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변리사회는 최근 '펭수' 상표 출원 논란과 관련해 제3자의 상표를 출원대리한 변리사를 윤리위원회에 회부했다. 변리사회는 이번 사건이 국내 산업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변리사의 사명과 변리사회 윤리 강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