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창업

단순 투자사에서 파트너로… 기업 성장 전폭 지원하는 VC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7:11

수정 2020.01.2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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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스벤처스, HR 워크샵 개최
인사·재무·마케팅 지원인력 충원
카카오벤처스, 밸류업 파트너 둬
포트폴리오사-외부 전문가 연결
소프트뱅크벤처스 그로쓰매니저
홍보 등 다양한 요청 업무 도와
지난해 알토스벤처스에서 주관한 인사관리(HR) 워크샵에 포트폴리오사(피투자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설명을 듣고 있다. 알토스벤처스 제공
지난해 알토스벤처스에서 주관한 인사관리(HR) 워크샵에 포트폴리오사(피투자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설명을 듣고 있다. 알토스벤처스 제공
#. 정보기술(IT)분야의 A스타트업은 기술 분야에서 약점을 발견해 지난해 최고 기술책임자(CTO)를 영입하려고 수소문했지만 채용이 쉽지 않았다. 작은 회사인 만큼 자신들과 맞는 인재 영입이 필수적이지만 매번 어긋났던 것. 그러나 A기업에 투자한 알토스벤처스 인사관리(HR) 전문가가 적합한 인재를 추천해주면서 지난해 말 CTO 영입에 성공했다.

벤처기업에 자금만 지원하던 국내 벤처캐피털(VC)이 투자기업의 지속성은 물론 성장성을 위해 추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VC와 벤처기업의 관계자 단순 '투자자-피투자회사'에서 파트너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조원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이 벤처투자에 몰리면서 VC의 투자 문화도 선진화되고 있다. 투자와 사업확인 뿐 아니라 인사관리(HR), 재무, 마케팅 분야 인력을 충원하며 지원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전에는 원석을 신중하게 고르는 것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원석을 세공해서 보석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포트폴리오사(피투자 스타트업)를 지원하고 있는 VC는 알토스벤처스다. 지난해 사내에 홍보(PR), HR, 재무 컨설팅 인력을 충원하고 투자한 50여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HR 분야다. 지난해 3·4분기에만 포트폴리오사가 임원급(C-Level) 3명을 채용하는데 도움을 준 것은 물론 포트폴리오사를 대상으로 HR 워크샵과 기술(Tech) 컨퍼런스도 진행했다.

알토스벤처스가 활발하게 투자기업들을 지원하게 된 건 실리콘밸리에서 VC를 시작한 한 킴 대표의 영향이 크다. 알토스벤처스 관계자는 "한국에선 VC와 벤처와의 관계가 투자-피투자 관계에 그치지만, 이미 실리콘밸리에선 '파트너십' 관계로 성장해 있는 상태"라며 "모기업의 자본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털)을 제외하곤 인사·재무·마케팅 컨설팅 기능이 있는 VC는 알토스벤처스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부터 '밸류업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밸류업 파트너는 실무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외부전문가를 말한다. 이들은 카카오벤처스가 투자한 팀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며 '멘토'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는 게임과 블록체인, 마케팅·성장 전략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동 중이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창업 3~5년차부터는 개발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가 필요한데, 스타트업이 인력을 직접 채용하는 건 부담스럽다"며 "VC가 외부 전문가들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어놓고, 포트폴리오사들이 요청할 때마다 밸류업 파트너들을 연결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VC가 직접 컨설팅을 해주면 피투자기업으로서 부담감을 느낄 수 있어서 외부 전문가들과 열린 대화를 할 기회를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벤처스는 밸류업 파트너를 늘려갈 예정으로, 'HR 분야' 외부 전문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벤처스도 커뮤니케이션팀에 포트폴리오 그로쓰 매니저를 두고 포트폴리오사들이 요청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벤처스 관계자는 "홍보, 채용 등 포트폴리오사가 요청하는 다양한 업무를 돕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을 돕는 업무는 당연한 일"이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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