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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호재' 영등포 매물이 사라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27 17:16

수정 2020.01.27 17:16

정부 쪽방촌 개발 발표 상승 불씨
푸르지오 등 아파트 매물 자취 감춰
신안산선 호재 겹치며 신고가 행진
정부, 시장 악영향시 추가규제 방침
잇단 개발 호재에 서울 영등포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신안산선 복선전철이 착공된 가운데 정부의 '영등포 쪽방촌' 개발 발표로 일대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인근 아파트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영등포 각종 호재에 신고가 행진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영등포 쪽방촌' 개발 발표 이후 영등포푸르지오, 영등포아트자이, 문래자이 등 쪽방촌 인근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영등포구 도림동 소재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영등포 쪽방촌 개발을 발표한 이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많이 거둬들이고 있다"며 "영등포푸르지오 전용면적 84㎡의 경우 발표 직전 호가가 9억3000만~4000만원 수준이었는데 현재 10억5000만원까지 형성돼있다"고 말했다. 같은 면적의 최근 실거래가는 8억7000만원(23층·2019년 11월 계약)이었다.

영등포 지역은 쪽방촌과 집창촌 등 낙후된 이미지 때문에 입지 여건에 비해 저평가된 측면이 있었다.
그러다 '2030 서울플랜'에 따라 강남, 광화문과 함께 서울 3대 도심 개발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영등포뉴타운 등 구내 재개발 사업, 2024년 신안산선 개통호재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정부 규제가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영등포 지역에 투자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까지 겹치며 영등포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 상승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79㎡는 지난해 12월 27일 9억원 신고가에 거래됐다.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 전용 59.91㎡ 역시 지난해 12월 11억35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영등포는 신세계백화점과 타임스퀘어 등 유통시장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역세권 주거정비가 현실화되고 있고 여의도 업무지구 접근성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낡은 이미지 벗어… 정부는 규제 저울질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영등포 쪽방촌 개발 발표는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될 전망이다. 국토부와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영등포구청은 지난 20일 영등포 쪽방촌을 공공주택사업을 통해 최고 40층 높이, 약 1200가구 주상복합타운으로 탈바꿈하는 내용을 담은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집값 잡기에 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개발호재들이 집값 상승의 불씨 역할을 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발계획들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있는데 정부는 집값을 누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개발호재들이 규모는 작더라도 집값 상승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도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집값이 출렁일 경우 추가 규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승범 국토부 공공택지기획과장은 지난 20일 영등포 쪽방촌 발표 당시 "해당 지역이 정비되면서 주거환경이 개선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업면적이 1만㎡기 때문에 주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아주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부동산 자극이 우려된다고 하면 그에 대한 추가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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