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한국선 왜 알리바바 안 나옵니까..그건 국회에 물어보십시오 [혁신, 정치가 멈춰세웠다]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5·끝) e커머스 규제
200兆 시장 열렸는데 '규제 벽' 높여만 가는 여의도
마트·백화점에 적용되는 대규모유통업법
티몬·쿠팡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도 적용
결국 직매입 판매 대신 오픈마켓 전환
판촉비 위법성 심사지침도 업계 옥죄어
분초 싸움으로 가격 경쟁하는데
판촉비 규모·분담비율 미리 약정하라니…

한국선 왜 알리바바 안 나옵니까..그건 국회에 물어보십시오 [혁신, 정치가 멈춰세웠다]
한국선 왜 알리바바 안 나옵니까..그건 국회에 물어보십시오 [혁신, 정치가 멈춰세웠다]

국내 유통가의 일약 '스타'로 떠오른 e커머스가 규제의 칼날 앞에 서 있다. 소셜커머스 등으로 시작된 시장 태동기만 해도 '규제'라는 틀에서 비켜나 자유롭게 덩치를 키웠던 e커머스는 비약적 성장을 이룬 현재 규제의 타깃으로, 정부가 가장 주의깊게 들여다보는 시장이 됐다.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유통채널을 시작으로 택배, 금융 등 각종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면서 전자상거래법, 공정거래법, 대규모유통업법, 전자금융업법 등 적용받는 분야나 법안도 다양하다. e커머스 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 각종 규제가 더해지며 시장 성장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공정거래 잣대도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는 정론에는 업계 역시 공감한다. 다만 아직 그 누구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신생 시장인 만큼 규제도 유연하게 조정돼야 한다고 호소한다.

■"온라인 현실반영 법안 없다" 탄식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2019년 기준으로 이미 100조원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해온 시장은 2022년 19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쇼핑 시장이 한자릿수 성장률에 머물다 결국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유통가에서 높은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유일한 시장이다.

e커머스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법으로는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이 있다. 지난 2018년 e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사업자도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에 포함되면서 그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메프, 쿠팡, 티몬 등 3사가 법 위반으로 총 1억3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e커머스에 대규모 유통업법이 적용된 첫 제재로 당시 업계의 충격이 상당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매장 바닥면적이 3000㎡ 이상인 곳이 1개라도 있거나 연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인 유통업자가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납품업자들과 서면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통 마트나 백화점 등 대형 오프라인 플랫폼이 대상인데, 직매입을 하는 쿠팡과 위메프 등도 포함됐다.

그런데 업계는 이 법이 오프라인 플랫폼에 맞춘 법안이다 보니 온라인에서는 단순 적용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높다. e커머스 등 온라인 유통사업자는 크게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나뉜다. 통신판매업자는 직접 제품을 사들여(직매입) 소비자에게 되팔아 이익을 얻고, 통신판매중개업자는 판매를 중개해 벌어들이는 수수료 매출을 내는 것으로 오픈마켓으로 불린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11번가, 네이버쇼핑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이 법 적용에서 제외됐다.

이런 불분명한 규제에 대한 업계의 불만이 큰 이유다.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의 구별은 업태에 따른 기초적 개념으로 사실 매출 집계나 상품 판매, 업황 등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이에 따른 법 적용이 천지차이다.

통신판매업자에게 규제가 쏠리다 보니 "규제의 불명확성을 줄여달라"는 목소리도 컸다. 결국 티몬과 위메프가 차례로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전환했고, 쿠팡도 통신판매중개업자를 병행하고 있다.

e커머스 업계가 현재 개선을 요구하는 대표적 사항에는 '판촉비 위법성 심사지침'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7월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인터넷쇼핑몰 사업자의 판매촉진비용 부담전가 행위에 대한 위법성 심사지침'을 마련,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 지침은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촉진비 전가 위법성을 판단할 기준을 담은 것으로, 인터넷 쇼핑몰은 행사 이전에 판촉비 규모, 사용 내역, 분담 비율 등을 미리 약정해야 한다. 약정하지 않은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고 해서 이를 납품업체에 떠넘길 수 없다.

e커머스 업계는 투명한 판촉비용 분담이라는 기본 틀에는 공감하지만,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분·초당 가격조정이 이뤄지는 e커머스 산업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지침이라고 반발한다. 무한 가격경쟁이 치열한 온라인에서는 가격변동이 분·초당 이뤄지는 만큼 그때마다 서면계약서 작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을 기준으로 한 법을 그대로 온라인에 적용하다 보니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규제의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시장 특성이나 현실에 맞게 법 적용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픈마켓도 규제 대상

최근 정부가 오픈마켓도 규제대상에 올리며 관리에 들어가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오픈마켓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한다. '입점업체로부터 과도한 수수료나 광고비를 받아간다'는 비판론이 커지면서 불공정 계약관계를 강요한 것은 아닌지 따져보겠다는 의도다. 오픈마켓에는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네이버쇼핑도 포함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실태조사 결과 불공정 부분이 적발된 업체에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남용 조항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시정조치나 과징금이 부과된다. 가짜 수입상품이나 위조상품 관리도 조사대상이다. 오픈마켓은 매년 1회 판매자 정보와 함께 위조상품 관리 실태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올해는 가짜 상품의 판매의 사전 차단이나 사후 소비자 피해보상 방안에 좀 더 무게를 둔 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업계는 "관리 강화도 좋지만, 결국은 시장 위축이라는 결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오픈마켓이란 말 그대로 아무나 들어와 팔 수 있도록 열어놓은 일종의 자율장터다. 오픈마켓 업체로서는 장터를 열어놨는데, 일부 상인이 폭리를 취한다고 장터 자체를 규제하면 결국 시장 문턱을 높이는 결과로 귀결된다는 것.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수산시장에 입점한 한 가게에서 회를 먹고 탈이 났는데 수산시장에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과한 조치"라며 "규제 일변도 정책 아래에서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대형 오픈마켓은 절대 탄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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