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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격성과 유연성 사이… 재정준칙 법제화 '딜레마'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코로나같은 위기상황에선
재정준칙이 장애물 될 수도
통합당 송언석 의원 발의안
세계잉여금으로 유연성 확보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1주일여 만에 벌써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낸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도 재정준칙 입법을 예고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늘어난 지출이나 국가채무를 통제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법제화라는 방식을 통해 못을 박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정부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엄격한 재정준칙이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8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르면 추 의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GDP의 3% 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정했다. 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정부는 지출 확대에 법적 제약을 받게 된다.

다만 추 의원은 이를 불가피하게 초과하는 경우에 대비해 유연성을 확보해뒀다. 국가채무비율이 45%를 넘기는 경우 해당 회계연도부터 5개년 동안 국가채무 감축계획을 세우고 세계잉여금을 원리금 상환에 전액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현행법상 쓰고 남은 예산을 의미하는 세계잉여금은 우선 지방교부금 정산과 공적상환기금에 출연하도록 돼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계잉여금의 30% 이상만 국가채무 상환에 투입된다. 추 의원의 법안은 적극적으로 국가채무를 상환하도록 한 대신 법정 비율의 유연성을 확보해준 셈이다. 재정준칙 입법을 예고한 송언석 의원실 측도 "어떤 식으로 유연성을 확보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준칙의 유연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재정준칙을 법제화한 많은 국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맞닥뜨리면서 관련법을 고쳐서라도 지출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헌법에 재정준칙을 못 박아둔 독일은 최근 관련 조항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은 신규 부채를 GDP의 0.35%로 제한해뒀는데, 이 같은 준칙하에선 정부지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경제연구부장은 "독일은 재정준칙을 헌법에 규정해놨어도 규정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재정준칙은 상황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하며, 준칙을 어겼을 때 조정할 수 있는 장치들을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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