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지식재산도 ‘재산’이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갑작스러운 '멈춤'은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갑작스러운 '멈춤'은 전 세계 경제성장 역시 급제동케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가 누군가에게는 기회일 수 있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아내 반전을 이뤄낼 것인지는 결국 먼저 내다보고 움직이는 자의 몫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지식재산(IP) 금융투자 활성화 대책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지금 일시적 유동성을 겪고 있는 우수·유망 기업이나 중소상공인 중에는 특허, 상표 등 질 높은 지식재산을 보유한 경우가 많다.
지재권을 담보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정부가 시장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공공정책이 또 하나의 베스트 코리아 케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식재산 담보를 통한 금융조달이 개별 기업은 물론 국가경제 부양에도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음은 역사적으로도 검증된 바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다국적 기업 등 여러 기업이 한계상황에 내몰렸다. 미국의 '빅3'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도 유동성 위기를 피할 수 없었으나 유일하게 포드만은 성공적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포드는 지식재산을 담보로 25조원의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 금융위기로부터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에는 융자금 중 23조원을 상환해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을 회복했다.
지식재산의 재화적 가치는 단순히 '특허증' 한 장이 아니다. 내가 가진 땅 한 자락의 가치가 은행 담보를 통한 금융조달로 더 큰 사업으로 부가가치를 더하듯, 지식재산의 활용가치도 이와 같아야 한다.
즉 특허가 사업을 지키는 방어 용도로 쓰이는 데 그치지 않고 담보를 통해 사업과 기술을 더 키울 수 있는 지렛대로 활용돼야 한다.
이런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식재산위원회, 특허청, 변리사회 등 정책선도자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식재산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변리사들이 지식재산의 가치를 시장에 제시해야 하고, 나아가 IP 소송에서 지식재산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돼야 한다.
시장과 소송에서 지식재산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될 때 비로소 지식재산이 기업 활동의 든든한 발판이 되며, 기업은 이를 토대로 더 큰 미래를 그릴 수 있다.
대한변리사회는 지식재산 금융투자 활성화를 위해 변리사의 역량을 백분 발휘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변리사는 지식재산이 권리화되고 다퉈지는 과정의 중심에서 지식재산의 미래가치를 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서류상으로 잠자는 권리는 기업에도, 우리 경제에도 의미가 없다. 지식재산이 시장에서 살아 움직이는 권리가 되기 위해서는 변리사의 전문성이 적극 활용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특허출원 세계 4위이자, 인구 100만명당 특허건수에서도 세계 1위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기업생태계에서 특허기술은 안정적 사업 운영을 위해 소극적으로 사용되는 데 그치고 있다. 지식재산 금융이라는 큰 기회의 바다가 우리 앞에 있다.
홍장원 대한변리사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