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길 열린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공약' 사항
1988년 대통령 임명제→직선제, 2009년 직선제→간선제 전환
서삼석 의원 농협법 개정안 대표발의…농해수위 "여야막론 동의"
다만 농식품부는 농협중앙회장 권한 집중·남용 막을 방안 마련돼야
[파이낸셜뉴스] '250만 농민'의 대표자로 일컬어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방식이 11년 만에 직선제로 다시 바뀔 전망이다.
대의원조합장 293명만의 투표로 선출해 '체육관 선거'라는 비판을 들어왔던 농협중앙회장 선거 방식 1100여명의 전국 조합장이 투표를 하는 직선제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의 공약이었던 직선제 전환에 대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이를 수용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7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조합장 1118명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93명이 참여해 뽑는 간선제 방식이다. 1988년 대통령 임명제에서 조합장에 의한 직선제 방식으로 전환했지만, 2009년 이명박 정부시절 전체 조합장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에서 대의원 조합장만 투표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바뀌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농협중앙회장을 간선제로 뽑는 법적 근거는 '중앙회에 총회를 갈음하는 대의원회를 둔다'는 농업협동조합법 124조1항과 '중앙회의 회원은 해당 조합의 조합원 수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라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총회에서 한 표에서 세 표까지의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122조5항이다.
일각에선 이런 선거 방식을 두고 '체육관 선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회장의 대표성이 미흡할 수 밖에 없고 소수 조합장의 표를 관리하기 위해 금품을 동원하거나 정치권의 간섭과 영향력이 심해지는 구조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실제 수협중앙회나 산림조합중앙회 등 다른 협동조합은 회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고 있다.
이 탓에 농협중앙회 내부에서도 직선제 전환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특히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간선제인 올해 1월 선거 당시 간선제인 현재의 선거 방식을 직선제로 바꾸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06년 23대 선거 당시 1차 투표 1위를 했지만, 2차 투표에서 역전패 당하는 등 간선제의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도 선거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특히 올해 1월 24대 선거를 앞두고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 등과 김현권 전 의원 등이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담은 농협법 개정안과 조합장 선거제도 개선을 담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처리를 요구했지만 결국 처리하지 못했다.
그러나 21대 국회는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이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해 직선제 전환 법제화에 나섰고 농해수위 내부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해당 법안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기 국회 내에 직선제 전환건을 무리없이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직선제 전환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09년 간선제 전환의 이유가 농협중앙회장 권한의 집중과 남용을 막기 위함인 만큼 이를 막을 방안과 표의 등가성 문제 해결을 위한 부가의결권 적용, 조합규모화 저해 우려에 대한 보완책 마련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용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