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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매매 한 건도 없었다… 서울아파트 거래량 '반의 반토막' [9월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김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05 18:13

수정 2020.10.05 20:32

9월 서울 1894건 거래에 그쳐
강남 외 지역도 거래위축 심각
부동산 규제로 수요 위축 영향
집주인 "값 오른다" 전세 전환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은마 매매 한 건도 없었다… 서울아파트 거래량 '반의 반토막' [9월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각종 부동산 규제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위축되면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거래절벽 수준까지 악화됐다. 강남 대표 단지인 은마아파트(4424가구)가 9월 한 달간 매매 거래가 한 건도 없을 정도로 집주인들은 추가 상승 기대감에 무작정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9월 거래 예년 대비 27% 수준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894건(10월 5일 기준)에 그쳤다. 이는 직전 3년간 평균 7000건 수준을 유지하던 9월 거래량과 비교할 때 27% 수준이다.

전문가와 일선 현장에서는 급격한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원인에 대해 "각종 부동산 규제책이 만든 수요 위축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금 등 다주택 규제, 임대차2법 등에 따른 갭투자 수요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확정일자 신고 기준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라 현재 집계된 9월 거래량은 전체 매매를 다 반영하지 않았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실제로 최근 3년간 9월 거래량을 보면 2017년 6858건, 2018년 7203건, 2019년 7021건이다.

현 정부 직전인 2016년만 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9월 거래량은 1만1325건에 달했다. 특히 올해 9월 거래량인 1894건은 전달인 8월 거래량 4957건과 비교하더라도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1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정점을 찍었던 올해 6월 1만5589건과 비교하면 12% 수준이다.

집주인 "어차피 올라, 싸게 안 내놔"


서울 주요 단지들의 9월 거래량은 사실상 씨가 말랐다. 재건축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거래가 한 건도 없고 잠실동 리센츠와 엘스도 1~2건 거래에 그쳤다.

잠실새내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일대가 토지거래허가제 영향으로 팔려는 사람은 있는데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그렇다고 가격이 내려가지는 않는 건 집주인들이 더 오를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안팔리면 전세를 놓겠다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군과 학원 시스템이 잘 갖춰진 데 비해 아파트 가격이 중저가라서 꾸준한 거래량이 이어지던 노원구 중계동에서도 매매 감소는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거래량이 예전에는 10건이 기본이었다면 지금은 3~4건 정도뿐"이라며 "하지만 가격이 더 올라갈 거라는 기대감으로 매매가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남 등 주요 지역의 거래절벽은 서울 전역의 연쇄적인 거래 위축으로 번지고 있다.

중계동 청구3차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청구3차 아파트는 강남으로 가려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강남에 매물이 없으니 현재 집을 먼저 팔 수도 없어 대기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어떤 고객은 현재 상계동에 집을 가지고 있는데 10군데 부동산에 내놨는데도 안팔려서 중계동 학군으로 이사를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시장에서 6월부터 시작된 고강도 대책이 이제 효과가 나타나면서 당분간 가격은 강보합, 거래는 감소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특히 가격대별 거래에서는 15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 거래가 자취를 감췄고, 전국적으로 실수요인 1억~3억원대 아파트 거래 비중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kimhw@fnnews.com 김현우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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