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실손보험, 퇴직 후 개인 실손 전환율 60% 불과
10대 질병 전력 등 조건 까다로워
퇴직자들 無보험 될라 ‘발 동동’
직장에서 단체 실손보험에 가입했는데 퇴직 후 개인 실손보험으로 전환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퇴직을 앞둔 직장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단체실손 5년 이상 가입 시 퇴직 후 1개월 내 신청하면 유사한 보장으로 개인실손 전환하는 '단체실손과 개인실손 간 연계제도'가 있지만 전환 조건이 까다로워 퇴직 후 무실손보험 가입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단체실손 가입자의 퇴직 후 개인실손 전환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13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단체실손→개인실손 전환 신청 건수는 총 1070건이었고, 이중 642건만 전환됐다. 불과 60%만 전환된 것인데, 이는 전년 동기(74%)보다 1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저조한 전환율의 원인으로는 높은 전환 기준이 지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환 조건은 △직전 5년간 단체실손에서 200만원 이하 보험금 수령 △직전 5년간 백혈병·고혈압·협심증·당뇨 등 10대 질병 치료 전력 없음 등이 동시 만족돼야 한다.
이를 충족 못하면 신규가입과 동일한 절차를 거쳐 심사를 받아야 한다. 수령액 조건에 사고 발생 시 미청구 금액이 포함되는 문제도 있다. 특히 사회 취약계층이 은퇴 후 실손 보장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가 크다. 끝내 개인실손 전환이나 신규가입을 거절당하면, 유병력자 실손에 들어야 하는데 일반 실손보다 보험료가 비싸다.
전환 연계제도 자체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연계제도는 단체실손 5년 이상 가입 시 퇴직 후 1개월 내 신청하면 유사한 보장으로 개인실손 전환을 가능케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개인실손에 가입돼 있다면 단체실손 가입 기간 동안 개인실손 보험료 납입 및 보장을 중지하고 퇴직에 따른 단체실손 종료와 함께 재개한다. 이때 일정 요건만 갖추면 무심사 전환을 허용한다. 하지만 연계제도 시행 이후 전환 신청 건수는 2000건 수준에 그친다.
이렇다 보니 단체 실손보험과 개인 실손보험을 중복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단체-개인실손보험 중복 가입자는 130만명에 달한다. 실손보험은 2개 가입해도 지급 보험금은 같다. 보험료 부담만 가중되는 셈이다. 퇴직 이후 개인실손 가입을 거절당할까 '울며 겨자 먹기'로 중복 가입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또한 일부 가입자는 자신이 중복가입 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 현재 보험사는 중복가입 여부나 가입자 수를 계약자에게 안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단체보험의 계약자는 회사다 보니, 보험사는 개별 피보험자에게 알릴 의무는 없다. 이에 지난 6월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사가 단체-개인실손보험 중복 가입자에 대해 회사뿐 아니라 개별 피보험자에게도 중복가입 사실을 공지토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홍석근 기자 김태일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