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稅폭탄’ 중저가는 ‘본전’… 저가 주택만 혜택 받는 셈 [공시가 현실화율 90% 확정]
시세별 엇갈린 희비
9억 미만 3년간 인상속도 늦춰
정부 "1주택 95% 稅부담 덜어"
시세 15억 세금 3배 이상 뛰어
정부가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시세반영률)을 90%까지 상향하는 동시에 재산세 과세부담 완화기준을 6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으로 한정하면서 일부 중저가 단지의 세부담 경감 효과와 함께 서울 및 수도권의 중고가 주택들은 세폭탄이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적정 시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을 3일 발표했다. 국토부는 조세, 건강보험료 등 60가지 제도의 근간이 되는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이 50~70% 수준에 그치고 유형별·가격대별 격차가 커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실화 방안을 보면 주택의 경우 시세 9억원을 기준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달리했다.
시세 9억원 미만 주택은 개별 주택 간의 현실화율 편차가 넓게 분포하는 점을 고려해 초기 3년간(2021∼2023년) 균형성을 제고한다. 즉 3년간은 일정 수준의 중간목표를 설정해 완만하게 공시가격을 올리고, 이후는 연 3%포인트씩 올려 2030년까지 90% 목표치로 끌어올린다.
예를 들어 올해 시세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의 평균 현실화율은 68.1%다. 이를 2023년까지 70%에 맞추고, 이후 2030년까지 90% 목표를 달성하는 식이다.
평균 현실화율이 52.4%인 시세 9억원 미만 단독주택은 2023년까지 55%를 목표로 균형성을 확보하고 2035년까지 90%를 달성한다. 아파트는 시세 9억∼15억원 구간은 7년간, 현실화율이 높은 15억원 이상은 5년에 걸쳐 현실화율 90%를 달성한다.
같은 가격대의 단독주택은 상대적으로 낮은 현실화율을 고려해 시세 9억~15억원 구간은 10년, 15억원 이상은 7년 동안 현실화한다.
토지는 단위면적당 가격을 공시하는 토지의 경우엔 시세 9억원 이상 주택과 동일하게 2021년부터 연간 약 3%포인트씩 현실화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실화 방식은 유형별 형평성과 동일 유형 내 가격대 간 균형성을 조기에 확보하는 기간을 거친다. 연간 현실화 제고폭 기준인 3%포인트는 현실화 기간이 너무 장기화되지 않으면서, 단기간에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이 생기지 않게 고려한 수치"라고 밝혔다.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과 함께 6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 완화도 추진된다. 세율은 과세표준 구간별로 0.05%포인트씩 낮춘다. 행안부는 1주택 보유자의 약 94.8%가 이번 세율인하를 통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세가 2%씩 상승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저가 주택을 제외하고는 세 감면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매매 시세가 4억원 전후인 서울 노원구 중계무지개 전용 59㎡는 감면이 없다면 2030년 보유세를 115만8738원 납부해야 하는데 1주택 세 감면을 받으면 98만2823원으로 18만원가량 줄어든다.
하지만 한국감정원 기준 시세가 9억원에 못 미치는 대구 수성태영데시앙 전용 84㎡는 동일 조건(시세 2% 인상)에서 재산세는 79만원에서 204만4819원으로 올라 감면효과는 없다.
이에 반해 시세 9억원 이상 고가 단지의 보유세는 3배 이상 폭등한다.
시세가 15억원 선인 서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중대형의 재산세는 올해 290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2030년이면 재산세는 600만원으로 오르고, 종부세를 감안한 보유세는 같은 기간 320만원 수준에서 1300만원대로 급증한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강남권 주택시장의 안정효과와 과세부담이 공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초고가 아파트일수록 현실화 속도가 빨라 강남권 중심의 주택시장 안정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정한 소득이 없는 은퇴자나 고령자들은 대폭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에 주택 수 줄이기에 고심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산세가 1만원이 늘어나도 부자의 1만원과 서민의 1만원의 가치는 다르다"며 "가난한 서민들은 자기 집 갖고 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