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요양병원 부정운영...입법은 제자리
檢, 윤 총장 장모 의료법 위반 수사
경기도 파주 요양병원 불법 운영
유사 사례 매년 수십건씩 불거져
조단위 피해에도 입법은 제자리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인 최모씨가 불법 요양병원 설립과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는 가운데 허술한 요양병원 관리실태가 주목받고 있다. 불법 사무장병원은 물론, 법정 의료인력을 채우지 않고 서류를 조작해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해도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있어서다. 규정을 위반해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한 병원이 드러난 곳만 수천 곳에 이르지만 단속이 제대로 효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불거진 '요양병원 논란'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박순배 부장검사)가 윤 총장 장모 최씨의 의료법 위반 여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2일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장시간 조사를 벌였고, 진술 받은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집중 검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 2012년 10월 2억원을 들여 동업자 구모씨와 함께 경기도 파주에 요양병원을 설립했다. 의료법상 의료기관은 의료인만 설립할 수 있지만 비의료인인 최씨가 요양병원을 설립하는데 어떤 제지도 없었다.
이 병원은 2013년 5월부터 2년 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원을 부정하게 타내다 적발됐다. 동업자 3명이 이 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최씨는 수사단계에서 불기소처분됐다.
검찰 수사는 당시 불기소 과정에서 윤 총장의 부적절한 개입이 있었는지를 검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요양병원이 요양급여를 부당하게 타낸 사례는 수없이 많다. 의사 면허를 대여해 의료재단을 개설한 뒤 산하에 불법 사무장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지원금을 가로채는 사례가 거듭 발생한다.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까지 급여비를 부정하게 받아 챙긴다.
수법은 대동소이하다. 면허를 대여해 병원을 설립하고 필수인력을 제대로 고용한 것 처럼 서류를 조작한다. 각종 조건에 맞춰 공단 지원금을 꼬박꼬박 챙긴다.
지난해 부산에서 적발된 가족 의료재단 사례가 대표적이다. 5곳의 불법 사무장 요양병원을 설립한 일가족이 2008년부터 부정하게 타낸 급여비만 2500억원에 달했다. 십수년간 온 가족이 불법을 자행하고 재단 자금까지 횡령했지만 당국은 알아채지 못했다.
눈먼 돈이 모이니 요양병원 부정운영도 계속된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와 시민에게 돌아간다.
2009년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불법 사무장병원은 모두 1621개소에 이른다. 부당수급한 급여 청구액만 3조원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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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만연한데 규제는 유명무실
요양병원에서 이뤄지는 불법은 규제가 한층 약한 요양원에서도 횡행한다.
건보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공단이 조사한 노인요양시설 2587곳 중 2258곳이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를 타냈다. 부당수급이 확인된 금액만 512억원이다.
이들은 입소인원과 시설근무자 근무시간, 인력 및 서비스 제공내역 등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 요양병원과 수법이 유사하다.
비슷한 사례가 거듭 발견되지만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명하다. 폐쇄적인 요양기관 특성상 외부에서 내밀한 불법을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적발된 병원을 살펴보면 5년, 10년 전부터 불법을 저지른 곳이 수두룩하다"며 "다 똑같은 수법인데도 반복되는 건 걸려도 잃는 게 적고 잘 걸리지도 않는다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에서 익명제보가 나가는 경우도 있는데 병원장들이 다 지역 유력인사다보니 보복을 당하기도 한다"며 "엉망진창으로 운영되는데도 규제를 완화해주니 불법이 퍼지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지난해 국회에서 건보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 혐의점을 적극 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지만 미래통합당과 의료계 반대로 끝내 폐기됐다.
이 법안은 올해 9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대표발의해 법사위에 회부된 상태다.
[email protected] 김성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