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방송 해도, 갑질방송 해도 '유튜버 치외법권' 손봐야
영향력 커지는데 방송 규제할 근거 없어
"징벌적 손해배상제 일부 도입 및 자율규제로
유튜브 '지체현상' 피해 막고 책임 방송 유도해야"
[파이낸셜뉴스] 최근 대구의 한 간장게장 식당에 음식 재사용 의혹을 제기한 유명 유튜버의 '허위 방송'에 대한 논란이 큰 가운데, 가짜뉴스로 피해자가 발생해도 유튜버의 허위방송을 제재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없어 유튜브가 ‘치외법권’ 이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 영향력 커지는데 '규제 사각지대' 유튜브
유튜버 콘텐츠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해 모니터링 및 중재 과정을 거치는 기존 미디어와 달리 별다른 제약 없이 콘텐츠를 송출하는 유튜브를 규제해야 한다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며칠전 논란이 된 유튜버 ‘하얀트리’ 사건이 제재 마련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지난 7일 약 7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하얀트리는 대구의 한 무한리필 간장게장 전문점에 방문, 리필을 요청해 나온 게장에서 밥알을 발견한 영상을 업로드했다. 식당 측의 별 다른 설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하얀트리는 이를 ‘음식 재사용’으로 규정했다. 영상은 조회수 100만을 넘었고 식당은 비난과 불매 폭격을 맞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발견됐던 밥풀은 자신이 먹다 흘린 것으로 확인됐고, 하얀트리는 11일 해명 영상을 통해 사과했지만 가게는 이미 큰 타격을 입고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이에 식당 운영자는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유튜버의 허위 영상 하나로 문을 닫게 된 이 상황이 너무나도 억울하다”며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유튜버의 갑질과 횡포를 막을 수 없는지 너무나 답답하다. 자영업자들이 마음 편하게 장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청원한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수십, 수백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이들의 방송 내용이 허위라 해도 제재할 법적 제도가 없는 입법공백의 상황이다.
현행법상 피해 당사자가 형법의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고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방송법에 따라 규제할 수 없을뿐더러, 네이버·다음과 달리 유튜브는 해외 플랫폼(운영사 구글코리아)인 탓에 국내 정보통신망법으로도 확실한 제동을 걸 수가 없다. 음란물 등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뿐이다.
■ "징벌적 손해배상제·자율규제 도입하자"
규제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나오자 정치권도 입법에 시동을 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허위조작정보대책특위 등을 통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통해 공적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자 했다. 당시 박광온 특위위원장은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도 처벌 대상에 포함하고, 역외규정을 도입해 구글 코리아와 같은 해외사업자도 국내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개정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관련 허위정보를 비롯해 개인방송의 허위·조작정보를 막고,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 10일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허위사실 적시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피해액의 5배 이내에서 배상토록 하는 등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하는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유튜브 개인방송 사업자도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혐의가 인정될 경우 더 무거운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김관규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브 방송으로 인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했다면 피해 배상 및 재발 방지를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갖춰져야 한다”며 “다만 정치 분야와는 구분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email protected] 김나경 김태일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