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 소급' 밀어붙이는 정치권, 기재부 반대 속 두 번째 추경 가나
정치권이 코로나19 손실보상에 대한 소급적용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정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손실보상 법제화를 두고 해외사례가 없다며 손사래 쳤던 정부는 최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입장을 선회했지만 소급적용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다만 앞선 포항 지진에 따른 피해 전액을 정부가 보상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정치권에서 소급적용을 강행한다면 정부는 이번에도 끌려갈 수 있다. 아직 소급적용 대상이나 기간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지만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급적용이 현실화된다면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긴장감이 엿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는 "소상공인 피해지원 제도화를 위한 법 내용이나 적용시점에 대해선 정부와 국회 간 협의 중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당정이 정부의 집합금지·영업제한 시 손실을 보상토록 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개정안 시행 3개월 전부터 손실보상을 적용하기로 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오는 22일 소위원회를 열고 20여건의 손실보상 관련 법안을 심의한다. 여야 모두 소급적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이달 임시국회의 문턱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정부는 정치권 움직임에 선을 긋고 있다.
앞선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의 발언도 소급적용을 위한 추경 편성에 에둘러 반대하는 입장이란 해석이 나온다. 안 차관은 지난 14일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는 굉장히 전향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라면서도 소급적용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안 차관은 "지금까지 논의는 예비비 또는 추경 편성을 통해 부족하면 채운다는 식이었는데, 이런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국가재난관리기금' 형태로 별도의 주머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 같이 재난관리를 위한 사회보험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로 이는 짧은 기간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소급적용을 위한 추경은 안된다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다만 정부가 앞선 포항 지진에 따른 재산피해 전액을 보상한 사례가 있어 소급적용을 반대할 명분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정부는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발생한 포항 지진 피해구제를 위해 '포항 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 16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에 따라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발생한 포항 지진 피해에 대해 총 42억원(평균 265만원)을 지원한다. 피해구제 지원금은 국가가 80%, 경북도와 포항시 등 관계 지방자치단체가 20%를 각각 부담한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포항 지진 피해구제는 일회성이기 때문에 손실보상법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소급적용 지원 규모가 42억원에 불과한 포항 지진 피해구제와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email protected] 김용훈 오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