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한번에 1억∼2억씩 올리다니… 수도권 집주인 '배짱 호가'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GTX 호재 등 시세에 미리 반영
거래 급감에도 신고가는 이어져

#. 올가을 전세만기를 앞둔 최모씨는 급등한 전세가격에 놀라 부랴부랴 내집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 광명역 근처에 거주하는 최씨는 그동안 눈여겨보던 역 근처 A아파트(84㎡)의 시세를 알아봤다. 최근 실거래가격이 13억원대였기 때문에 14억원 정도로 예산을 세웠으나, 실거주 가능한 매물의 호가는 현재 15억~16억원이라 매입을 포기해야 할 판이다.

최근 부동산 거래 급감에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주인들의 '배짱호가'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통상적으로 직전 거래가보다 몇 천만원 수준에서 가격을 올렸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에는 1억~2억원 이상 올리는 사례가 쏟아지면서 무주택자들의 허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8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개발호재로 집값 상승폭이 큰 지역일수록 배짱호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6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발표로 집값이 급등한 인덕원역 주변이 대표적이다.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전용 84㎡)는 직전 실거래가가 16억3000만원이지만 현재는 20억~22억원대 매물이 상당수 나와 있다. 동안구 A공인 관계자는 "GTX-C 호재로 집주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20억원 이상의 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면서 "실제로는 17억원대에 매물이 소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매도가 급하지 않은 그야말로 '희망호가'일 뿐"이라고 귀띔했다.

인근 호계동 샘대우한양(전용 134㎡)도 지난 3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호가는 13억~15억원에 형성됐다. GTX-A 노선 창릉역 신설 확정 발표로 들썩이는 고양시 도내동 원흥동일스위트(전용 84㎡)는 직전 최고가가 10억5000만원인데 현재 15억원대 매물까지 나와 있다. 도내동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은 GTX 개통 이후의 시세를 미리 반영해서 내놓고 있는데 '그 가격에 안 팔리니 내놓지 말라'고 할 수 없지 않으냐"면서 "요즘은 세금부담으로 매도가 쉽지 않은 만큼 호가에 이를 감안해서 내놓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고 전했다.

입주가 완료돼 매매물건을 찾기 힘든 단지들도 과도하게 호가를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입주가 완료된 일산 식사동 일산자이2차는 802가구 중 매매물건은 단 1건(84㎡)이다. 최근 실거래가가 2월 6억2410만원이었지만 현재 호가는 13억원으로 직전 실거래가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email protected] 박지영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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