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여당발 정책 뒤집기에 은마 전세물량 3.6배 늘었다..임대차 시장 대혼선[르포]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여당이 지난달 재건축 조합원 2년 의무 거주 요건을 백지화하면서 전세물량이 한달새 3.6배 급증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우아영 인턴기자
여당이 지난달 재건축 조합원 2년 의무 거주 요건을 백지화하면서 전세물량이 한달새 3.6배 급증한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우아영 인턴기자

[파이낸셜뉴스]서울지역 전세난을 가중시켰던 재건축 조합원 2년 의무 거주 요건 백지화가 한달이 지나면서 은마아파트, 노원 상계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마다 전세 매물 급증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대선을 7개월 앞두고 여당의 표심잡기용 정책 뒤집기로 불필요한 이사비, 동일 단지내 다중 가격 발생 등 임대차 시장은 대혼선을 빚고 있다.

■”다시 이사 가야죠”…은마 전세물량 와르르
10일 찾은 강남의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재건축은 진척이 없는데도 여당이 한 달전 2년 의무 실거주 요건을 백지화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 매물을 속속 내놓고 있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2년 의무 실거주' 부동산 정책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해당 단지에서 최소 2년 동안 거주해야 한다는 것으로 전세난의 한 요인이 됐다.

발표 이후 부랴부랴 짐을 싸 입주했던 은마아파트 집주인들은 여당이 지난달 백지화 방침을 밝힌 이후 허탈감에 빠졌다. 은마아파트 한 입주민은 "8000만원 들여 리모델링하고 이사왔는데 다시 이사 가는 것도 일"이라면서 "돈 들여 고쳤으니 아무래도 전셋값은 기존보다 더 받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날 기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비수기임에도 은마 아파트의 전세 매물 건수는 271건이었다. 2년 거주 의무화가 백지화된 한 달 전(7월 12일) 74건보다 약 3.6배가량(266.2%) 급증했다. 은마상가 A공인은 “최근 매물 10개중 매매는 2, 전월세는 8이라고 보면 된다"며 "전월세 물량이 대거 풀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전세 매물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일주일에 2~3건씩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B공인은 “실거주 의무가 없어지니 리모델링까지 마치고 입주하려던 집주인들이 전세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 물량이 풀리면서 가격도 하락세다. 은마상가 C공인은 “6월까지는 8억~9억원이 평균 전셋값이었는데 최근에는 7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 본격적인 성수기 전까지는 전세 매물이 평균 7억원 대를 유지할 것 같다”며 "통상 매물이 많아지면 가격이 훨씬 내려가야 하지만 집주인들이 리모델링을 한 집들이 나오면서 가격대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집값은 못잡고' 전세 혼란만 부추겨
강북권 대표 정비사업 추진 지역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단지들의 매물 증가도 뚜렷했다. 상계주공7단지 전세 매물은 최근 한달새 30건에서 63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인근 상계주공6단지는 45건에서 73건, 4단지는 21건에서 32건, 14단지는 22건에서 33건 등 노원역 일대 조합설립인가 전 단계인 재건축 아파트 전세매물이 일제히 50% 이상 증가했다. 노원구 상계동 A공인은 "2년 의무거주 요건 백지화 외에도 조합원 지위 강화 등 정책이 거론될 때마다 전세고 매매고 부동산 가격이 춤을 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북권 재건축 단지인 성산시영 아파트 역시 한달 전 20건이었던 전세 매물이 54건으로 170% 늘어났다. 이 단지 역시 조합 설립 인가를 받기 전으로 2년 실거주 의무화가 된다면 적용이 유력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월 내놨던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폐지안을 사실상 철회하면서 전세시장만 흔들어 놨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당과 정부가 고가주택자와 임대사업자를 잡겠다고 섣부르게 내놨던 정책들이 결국 전세매물 감소와 가격 앙등의 임대차 시장 혼란으로 귀결된 셈"이라며 "정치권이 대선까지 부동산 시장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mail protected] 박소연 기자 , 우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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