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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도 최악의 인플레" 퍼펙트 스톰 경고음 커진다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8 18:49

수정 2021.11.28 18:49

국제금융협회 "인플레 고착화"
1995년 이후 물가상승률 최고
주요인 에너지 가격 상승 꼽아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최근 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은 공급망 혼란과 각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통화정책 등 여러 악재가 겹쳐서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 퍼펙트 스톰까지 전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퍼펙트 스톰은 다발적 악재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지는 현상을 뜻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달러 가치 하락과 유가·국제 곡물가격 급등, 물가 상승 등이 동시에 터졌을 때 등장한 용어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발간한 '퍼펙트 글로벌 인플레이션 스톰'이란 보고서에서 세계적 인플레이션 현상은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우선 10월 기준 선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미국 6.2%, 캐나다 4.4%, 독일 4.5%, 영국 4.2% 등으로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신흥경제국(EM)의 경우 평균 물가 상승률이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9.1%로 더욱 심각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고물가를 부추긴 주요 요인은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꼽혔다. 브렌트유의 10월 평균 가격은 배럴당 84달러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았고, 천연가스의 가격은 북미 가격지표인 '헨리 허브' 기준 MMBTU(열량 단위)당 5.5달러로,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가격이 근원 물가(소비자물가 중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변동성이 큰 분야 제외)로 전이되는데 통상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원 물가 상승세가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또 재정지출과 통화완화 정책이 통화량 증가를 낳았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세계 각국의 2019년 말∼올해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광의 통화량(M2 기준)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광의 통화량이 많이 증가한 국가의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통화주의 이론에선 산출량이 일정하면 통화량이 늘어날수록 물가가 오른다.

보고서는 이런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미국, 캐나다, 브라질과 일부 다른 신흥경제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내년 혹은 2023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중국, 일본, 스위스,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물가 상승률은 2% 미만이지만, 국내총생산(GDP) 갭 차이가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 이 같은 GDP갭 수치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과열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세가 일시적이 아니라 점차 고착화하고 있다"면서 "선진국도 근원 물가 상승세가 향후 수개월 이어지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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