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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공공기관 회계감사 투명성 높이려면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이현석 변호사·공인회계사
이현석 변호사·공인회계사

비영리 재단법인인 어느 공공기관의 감사보고서 주석사항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지분상품은 기업의 자산에서 모든 부채를 차감한 후의 잔여지분을 나타내는 모든 계약입니다. 자기지분상품을 매입 또는 매도하거나 발행 또는 소각하는 경우의 손익은 당기손익으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이 주석내용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기업은 재무제표 뿐만 아니라 주석도 회계처리기준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기업의 재무상황은 다른 기업과 비교될 때 선명하게 부각되므로, 재무제표와 주석의 작성기준은 보편성과 통일성이 중요하며 적용기업에 따른 편차가 적어야 한다.

공공기관은 상법상 회사, 민법상 비영리사단·재단법인, 특별법상 법인 등으로 다양하지만, 적용되는 회계처리기준은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사무규칙'(기획재정부령)과 그 세부규정인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기준'(기획재정부 고시)으로 통일되어 있고, 위 규칙과 기준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한다(위 회계사무규칙 제2조 제5항). 이와 같이 통일된 회계처리기준을 마련하여 다른 공공기관과의 비교가능성을 높이고,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여 상장회사 등과의 비교가능성을 제고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법인마다 성격이 다양한 데서 비롯된 한계는 불가피하며 자본에서 특히 그렇다.

자본은 출자자가 법인에 납입한 자본금과 법인이 사업으로 얻은 이익금으로 크게 구성된다. 자본금의 성격은 법인마다 다르다. 주식회사의 주주는 자본금을 출자한 후 법인의 이익금을 배당받아 출자대가를 회수하는데 배당받을 몫은 출자비율 즉, 지분에 비례한다. 그러나 비영리법인의 설립자 내지 사원들은 출자이익을 회수하기 위하여 출자하는 것이 아니며 법인의 이익금을 배당받을 수 없다. 그래서 지분이라는 말은 비영리법인에 적당하지 않다.

회계처리기준에서는 자본거래를 통해 자본금이 발생하고 양도거래를 통해 지분을 이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분을 지분상품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비영리법인은 지분 관련 거래가 없고 더욱이 비영리재단법인은 사원이 없으므로 지분이라는 용어가 허락될 수 없다.

주식회사는 주주에게 이익금을 배당하는 대신 이익금을 재원으로 주주한테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데 이를 자기주식 취득이라 한다. 주주의 입장에서 자기주식 취득은 출자대가를 회수한다는 점에서 이익배당과 같고, 회사의 입장에서도 어차피 주주에게 배당할 이익금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이어서 재무상황에 악영향이 없다. 그래서 상법은 주식회사가 배당가능 이익을 한도로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다만, 자기주식을 소각하거나 재매도하여 생긴 손익은 사업거래로 발생한 손익이 아니어서 손익계산서상 당기손익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영리법인은 이익배당이 허용되지 않으므로 자기지분의 취득이 허용되지 않으며 특히 지분개념이 없는 비영리재단법인은 자기지분의 취득을 상상할 수 없다. 따라서 위 감사보고서 주석에서 지분상품이나 자기지분에 관하여 언급하는 것은 사족이며 감사보고서 이용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

회계처리기준은 감사보고서의 주석사항에 기재할 필요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법인의 재무제표 작성기준과 회계정책이 포함된다. 법인은 스스로 고민하여 법인이 취해야 할 회계원칙을 정하고 주석에 기재해야 하며, 감사인은 재무제표가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주석에 기재된 회계원칙이 의심스러우면 재무제표의 진정성이 의심스럽고 감사인의 감사품질도 믿기 어렵다. 공공기관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상투적인 주석사항을 재검토하기 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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