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류만 보는 부동산 감정 평가 금지는 부당한 경쟁 제한"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소속 감정평가사들에게 문서 탁상자문을 금지한 행위는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위법성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2012년 감정평가법인과 감정평가사들에게 문서 탁상자문이 감정평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금지하고 구두탁상자문도 예상가액의 30% 범위에서 추정가액을 제공하기로 했다.

문서 탁상 자문이란 감정평가사가 현장 조사 없이 서류 검토만으로 추정가액을 예측해 문서상으로 금융기관에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협회는 2012년 6월 정기이사회에서 문서탁상자문 금지의무를 위반하는 회원들에게 회원자격정지, 국토부에 대한 징계건의가 가능하도록 상벌규정을 개정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모든 구성사업자들에게 통보했다. 같은 해 8월 임시이사회에서는 징계의 수위를 제명도 가능한 수준으로 강화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9년 10월 협회의 이같은 조치가 공정거래법상 금지된 '경쟁 제한'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고, 이에 불복한 협회가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은 문서탁상자문 제공을 제한한 협회의 조치가 부당한 경쟁제한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탁상자문 시장의 용역 중 문서 탁상자문이란 특정 방식이나 종류의 용역 거래만 제한하는 것이라 볼 여지가 있을 뿐 탁상자문 시장의 용역 거래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협회 행위는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의 행위유형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용역 거래 제한 행위에 해당하려면 용역의 제공이나 구매 등 거래를 일부 또는 전부 제한하는 행위면 족하고, 대체 가능한 용역이 존재하는지 고려해 규정을 적용할지 가릴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문서탁상자문 금지가 용역 거래 제한에 해당하는지와 부당한 제한인지 여부를 심리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파기환송했다.

[email protected]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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