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태원 참사, 선심성 법안만 넘쳐나고 수사는 한달째 제자리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특수본 출범 한달째
"형사책임 물을 수 있는 수사중"
개정 발의안 17건 심사도 못해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지 한달이 다 돼가지만 수사 진척이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이태원 참사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심사가 더뎌 여·야 의원들이 선심성 법안 발의에만 신경 썼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태원 참사 한 달을 하루 앞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특수본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 달 가까이 수사한 특수본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사를 진행해왔다. 조금만 더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특수본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등을 위해 지난 1일 출범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조사 대상자만 늘었을 뿐 뚜렸한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특수본도 여론의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김 대변인은 "사안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밤낮·주말 없이 수사했다"며 "국민이 보기엔 지지부진해 보일 수 있지만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서 결국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사를 진행해왔다. 조금만 더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이번 주 중으로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할 계획이다. 특수본은 지난 26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2차 소환조사했고, 이날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모 전 용산경찰서 정보과장을 추가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박 구청장과 김 전 정보과장 대한 소환조사가 마무리되면,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총경(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등 1차로 입건된 주요 피의자에 대한 2차 소환조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김 대변인은 "주요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있는 만큼 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속영장 신청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영장 신청 사유에 대해서는 "도주 우려뿐만 아니라 증거인멸의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특수본은 불법 건축물을 증축해 골목 폭을 좁아지게 만들어 피해를 키웠다는 혐의를 받는 해밀톤호텔 대표이사도 이번 주 중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현재까지 입건한 17명 외에 소방청 간부 등을 상대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25일에는 세종 소재 소방청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는데, 소방청장 직무대리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변인은 "영장이 발부될 정도로 혐의 소명이 됐다"며 "소방청의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이 허위 문건을 작성했다는 혐의"라고 답했다.

이날 경찰청 특별감찰팀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을 이미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이날 오전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특수본에 김 청장 감찰자료를 넘겼다. 특별감찰팀은 이에 앞서 지난 11일 김 청장을 대면해 질의하고 사흘 뒤인 14일 서면 답변서를 제출받았다.

정치권에서도 앞다퉈 재발 방지 관련 법안을 냈지만 현재까지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참사 이후 28일까지 올라온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기본법) 개정 발의안은 총 17건이다. 이중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인파 재난 예방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13건이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장 먼저 관련 법을 대표발의했다. 임 의원의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안은 대규모 인원 밀집이 예상될 경우 자방자치단체장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행 실태를 지도·점검토록 했다. 국민의 힘도 지난 2일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법안을 냈다. 전봉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주최자가 억거나 불분명한 대규모 축제 혹은 행사의 관리 책임을 지자체장에게 부여토록 했다. 국민의힘 정우택·김기현·김용판·김영선·김도읍·조수진·이헌승·조경태 의원도 주최자 없는 행사에 대해 행정기관장의 안전관리 조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군중 밀집도에 따라 단계적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email protected] 이진혁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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