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부재중 전화' 무죄?…'스토킹'으로 처벌받는다
[파이낸셜뉴스] 집요하게 전화를 했더라도 상대방이 받지 않았다면 스토킹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을 두고 논란이 일자 국회가 스토킹 처벌법을 고치기로 했다.
12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반복된 부재중 전화도 스토킹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전화나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반복해서 글이나 음향 등을 도달하게 하는 기존 스토킹 행위 규정에 '이 같은 송신을 상대방이 인지한 경우에도 도달한 것으로 본다'라는 내용이 추가됐다.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근 유사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전화나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반복해서 음향이나 글 등을 도달하려고 시도하는 행위도 스토킹으로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최근 인천에서 반복해서 전화를 걸었더라도 상대방이 받지 않았다면 스토킹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연이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사건들을 판결한 판사들은 무죄의 근거로 스토킹법이 없던 지난 2005년 선고한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당시에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로 반복된 전화 등 스토킹과 유사한 행위를 처벌하던 시기다. 당시 대법원은 "상대방 전화기에 울리는 '벨 소리'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송신된 음향이 아니기 때문에 반복된 벨 소리로 상대방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줬더라도 법 위반이 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스토킹법과 유사한 법 조항의 오래된 판례에 근거해 판결을 내린 탓에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한 스토킹법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탄희 의원의 개정안은 현재 1개월인 긴급 응급조치 기간을 최대 1개월 더 늘리고 6개월인 잠정조치 기간도 최대 11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스토킹 피의자가 체포·구속되거나 석방된 사실을 검사나 경찰관이 피해자에게 알려주도록 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이탄희 의원은 "스토킹 피해자가 전화를 피하는 이유는 공포와 불안감 때문인데 전화를 피해서 가해자가 무죄를 받는 상황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집요한 연락을 무서워서 피한 경우에도 가해자를 스토킹범으로 처벌할 수 있게 개정안을 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성만 의원도 "스토킹 처벌법을 만든 취지가 있는데 (법원의) 경직된 법 해석이 아쉬웠다"라며 "유사한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법안을 빨리 보완하는 게 국회의 책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수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