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잠재적 빌라왕"..세금체납 다주택자 오늘도 2500명

최재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 '악질 범죄' 강력 처벌 경고 전세사기 사전 경보시스템 강화 목소리 커

지난해 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전용면적 60㎡ 이하) 거래가 급증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데다가 전세 사기 우려도 겹치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심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다세대·연립(빌라) 일대. /연합뉴스
지난해 월세 100만원이 넘는 서울 소형빌라(전용면적 60㎡ 이하) 거래가 급증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데다가 전세 사기 우려도 겹치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심화한 탓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다세대·연립(빌라) 일대.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 30대 직장인 A씨는 직장과 가까운 서울 시내의 한 신축 빌라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집 주인이 자기도 모르게 매매계약을 체결, 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A씨는 주변인에게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고, 곧 전세 사기의 대표 수법 중 하나라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졌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일명 '빌라왕' 사태 등 전세 사기와 관련해 철저한 단속을 직접 지시했다. 피해 규모가 상당한 데다 피해를 입은 이들 중 다수가 사회 진출을 앞둔 예비 취업자 등 주거 취약계층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세 사기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주택을 보유한 이들 중 상습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이른바 '잠재적' 빌라왕들이 여전히 즐비한 것으로 알려져 이로인한 유사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세사기를 막기 위한 사전 경보시스템을 조속히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억 이상 세금 체납한 다주택자도 39명

21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택 11채 이상 다주택자 중 올해 2월 기준 국세 체납액이 2억원 이상이면서 1년 이상 연체된 고액·상습체납자는 3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체납자로 범위를 넓히면 무려 2460명의 다주택자가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이 같은 잠재적인 '빌라왕'이 여전히 수두룩할 것이라는 의견까지 나온다.

특히 고액·상습체납자 39명 중 30명이 경기도와 인천,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잠재적 피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로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9월부터 이달 초까지 전세 거래 피해 신고자의 72%가 2030세대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 등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피해를 본 셈이다.

사기예방 위해 사회 안전망 구축 시급

이처럼 전세 사기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주택을 보유해 여러명의 세입자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전세보증금을 받고서도 거액의 세금을 체납한 경우 이들은 '전세사기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최근 정부는 국세징수법 시행령을 개정해 보증금이 1000만원을 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일부터 임대차 개시일까지 집주인의 미납 국세 열람이 가능토록 했다. 혹시 모를 전세 사기 가능성을 사전에 예방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 같은 내용의 국세징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박대출 의원은 다주택 고액·상습체납자를 관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세사기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하고 사고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보다 강력한 사전 경보시스템을 가동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전세 사기는 서민 가정을 뿌리부터 무너뜨리는 악질적인 범죄"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사기 규모가 늘어날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십여 채 이상 다주택자 중 고액·상습체납자와 같은 전세 사기 고위험군에 대해선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며 "국세청과 국토교통부, 법무부 등 관계 기관이 유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해 선조치하는 '전세사기 경보시스템' 구축을 비롯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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