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TSMC는 정부 보조금 업고 전력질주..한국은 여야 대치에 발묶인 'K칩스법'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22일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출범
위원장에 3선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업계 "조특법 통과가 먼저...."
대한상의 "세액공제율 1%p 높아지면 대기업 설비투자 8.4% 증가...세제지원 필요"

주요국 반도체 인센티브 정책
경쟁국 시설투자 세제혜택 R&D 투자 세제혜택 보조금·재정
미국 25% 세액공제 R&D 개발자금 14조원 지원 69조원
중국 첨단공정 10년간 법인세 완전면제 국가 반도체펀드 62조원 투자 180조원
대만 5% 세액공제 25% 세액공제 4조원
한국 8% 세액공제 30% 세액공제 1000억원
자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유의동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유의동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여야 대치로 국회에서 발목이 잡힌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두고 반도체 업계가 '골든타임'을 놓칠까 우려하는 가운데, 국회 차원의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입법권이 없어 위기에 빠진 반도체 업계의 해결사가 될 수 있을 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우리 국회가 공회전을 할 동안 '대만판 반도체법'을 두 달도 안돼 통과시킨 대만 정부의 TSMC 지원책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첨단전략산업특별위원회(첨단산업특위)가 이날 첫 회의를 열고 위원장에 3선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을 선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여야 합의에 따라 출범한 첨단전략산업특위의 활동 기한은 1년으로 올해 11월까지다. 첨단산업특위는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 산업 분야의 지원·육성을 초당적으로 논의하자는 취지로 구성됐다.

첨단산업특위 첫 전체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특위 차원의 입법권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위 여당 간사인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실질적 권한이 없으면 말의 향연으로 끝나버릴 수 있는 만큼 최소한의 입법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말했다. 야당 간사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세제,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 문제 등을 어떻게 확대해서 기업이 첨단산업을 좀 더 활성화시킬 것인가라고 하는 것들, (기업이) 노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실제로 입법권이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화답했다. 양당 간사들은 국민의힘 주호영·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특위 차원의 입법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이날 위원장으로 선임된 유 의원은 첫 회의에서 "주요국들의 패권 경쟁이 무역 분야를 넘어 핵심 기술이 집약된 반도체, 이차전지 등으로 가고 있고, 해당 산업의 경쟁력이 미래 경쟁에서 안보 패권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의 지역구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평택으로, 유 의원은 양향자 무소속 의원 전인 2021년 국민의힘에 설치됐던 반도체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야심차게 첨단산업특위가 출범했지만 당장 야당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참여연대와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조특법 개정안은 재벌 대기업에 특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기업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2021년 7월 3%에서 6%로, 올해부터는 8%로 상향됐다"며 "기획재정부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세제 지원 중'이라고 하더니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추가 세제지원안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조특법 개정안을 두고 "왜 2개월 만에 15%까지 공제폭을 늘려야 하는지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논리로 정부·여당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2월 국회 처리는 물 건너갔고, 3월 국회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정국 대치로 장담하기 어려운 상항"이라는 말도 나온다.

업계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을 다룰 특위 구성은 환영할만하다"면서도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조특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는 상황이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진흥·육성이 그저 구호에 지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TSMC의 나라' 대만은 정치권이 합심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7일 대만판 반도체법인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2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통과시키고 연내 시행에 들어갔다. 대만 경제부가 지난해 11월 말 "미·중 기술경쟁 속에 반도체 산업의 경쟁 우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관계 부처·산업계와 협의해 발전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지 두 달이 채 안 돼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속전속결' 통과의 배경엔 여당인 민주진보당뿐만 아니라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과 진보정당인 시대역량까지 초당적인 협력이 있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산업의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이 1%p 확대되면 대·중견기업 설비투자가 8.4%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에 반도체 관련 보조금 지원이 전무한 한국과 달리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정부 보조금도 앞다퉈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획기적인 세제지원을 포함한 정책적 지원을 주문했다.

[email protected]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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